봄의 숨결은 먼저 마음에 깃든다

- 음악으로 듣는 四季, 봄

by 밤과 꿈

요한 시트라우스 2세(Johann Strauss 2)의 봄의 소리 왈츠(Voice of Spring Waltz)



봄이다.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았지만 만물은 봄을 맞이할 준비에 여념이 없다.

멀리 보이는 야트막한 마을 뒷산의 헐벗은 나무줄기에도 물이 오르는 듯 나날이 때깔에 생기를 더하고 있다. 그리고 겨우내 잔뜩 움츠리고 침묵하고 있던 삶의 소리들도 서서히 대기를 채우면서 활력을 찾아가고 있다. 이제 3월이 오면 초등학교의 아담한 운동장에도 어린이들의 재잘거림으로 가득 차고, 우리의 일상과 자연은 아우성처럼 터지는 생명력으로 채워질 것이다.

이렇게 봄은 계절에 앞서 시각과 청각으로 우리를 찾아온다. 원래 자연에 속했던 우리의 몸이 자연의 변화를 먼저 느끼고 이에 반응하는 것일 게다.

봄을 미리 알리는 빈 필의 신년 음악회

해마다 1월 1일이면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하나의 음악회가 위성의 송출을 받아 전 세계로 중계된다. 이것이 1941년 지휘자 클레멘스 크라우스에 의해 시작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신년음악회로서 요한 시트라우스 부자를 비롯한 오스트리아 작곡가들의 왈츠와 폴카를 연주, 합스부르크 왕가 시절의 풍요로움을 오늘에 전하고 있다.

우리는 비록 영상으로나마 이 음악회와 함께 새해를 연다는 설렘과 더불어 계절을 앞당겨 봄의 기운을 만끽하는 자그마한 흥분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 황제 왈츠와 같은 주옥같은 곡들이 많지만 이 음악회의 취지를 알리는 상징과도 같은 곡으로 요한 시트라우스 2세가 작곡한 봄의 소리 왈츠가 있다. 특히 이 곡의 도입에서 듣게 되는 큰 보폭의 힘이 느껴지는 선율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끼게 한다.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의 맑고 경쾌한 노래로 듣는 이 곡은 마치 봄의 요정이 우리 귀 가까이에서 "봄이 왔어요, 봄이!"하고 외치며 겨우내 잠들어 있던 우리의 오감을 일깨우는 듯하다.


계절에 앞서 마음에 먼저 봄이 온다

아직은 한겨울의 추위가 맹위를 떨치는 1월의 초입에서 봄을 호흡하는 것, 그것은 한해의 첫머리에서 우리 모두 오늘보다는 좀 더 나은 내일을 바라면서 마음속으로부터 희망을 길어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추위 속에서도 생명을 키우고 있는 씨앗과 같이, 얼어붙었던 얼음장을 깨고 콸콸한 움직임을 드러내는 시냇물과 같이 우리 마음은 서둘러 봄의 약동하는 생명력을 호흡하고 싶은 것이다.

마찬가지로 만물이 소생하는 시간을 향해 더딘 발걸음을 옮길 때 우리의 시각과 청각이 소생의 기미를 앞서 감지해내는 것 또한 우리의 마음이 서둘러 봄을 호흡하고자 하는 것일 터.

그렇게 약동하는 봄의 숨결은 먼저 우리의 마음에 깃든다.


추천 음반

이 곡의 추천 음반으로는

1. 클레멘스 크라우스(cond.),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DECCA) 연주가 모노 녹음으로 음질은 좋지 않지만 가장 좋았던 시절의 빈 필의 향기를 느끼게 한다.

2. 빌리 보스코프스키(cond.),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DECCA) 연주는 클레멘스 크라우스 사후에 신년 음악회를 맡아 이끌었던 빈 필의 악장 보스코프스키가 직접 바이올린을 연주하면서 지휘하는 모습이 신년 음악회의 상징이 되었던 시절의 풍요로운 정서가 가득하다.

3. 리타 슈트라이히(sop.), 페렌스 프리차이(cond.), 베를린 방송교향악단 (DG)

4. 캐서린 베틀(sop.),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cond.), 비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DG) 두 연주는 소프라노의 목소리로 듣는 최상의 연주이다. 그리고

5. 빈 소년합창단 (PHILIPS-DECCA) 합창 버전도 그 소박한 화음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