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빈스키(Igor Stravinsky)의 발레음악, 봄의 제전(Le Scare du Printemps)
계절이 바뀌어 봄이 오고 기다렸다는 듯이 자연은 깨어난다. 봄의 기운에 떠밀려 대기는 부드럽게 일렁거리고 봄 햇살이 따사로운 강변의 수양버들이 먼저 신록의 푸름을 자랑한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봄비의 재촉을 받은 개나리며 진달래, 그리고 산수유와 벚나무가 남쪽으로부터 다급한 꽃소식을 전해올 것이다.
이 시기의 자연은 약동하는 생명력으로 해서 일대 장관을 연출한다. 그리고 이에 감응하는 우리의 일상도 분주해지는 것이 마치 겨우내 움츠렸던 마음이 지루한 칩거를 끝내고 활력을 찾아가는 것 같다. 이때에는 길거리에 난무하는 소음조차도 생명력을 발산하는 아우성으로 느껴질 정도다. 바야흐로 온 세상이 어울려 축제의 장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약동하는 봄의 생명력을 잘 표현한 음악으로 스트라빈스키가 작곡한 봄의 제전이 있다. 처음 이 음악이 발표되었을 때는 이 음악이 들려주는 원시적 음향이 청중에게 충격이었고 난해한 음악으로 치부되었지만, 지금은 현대음악의 걸작으로 거부감 없이 사랑받는 음악이 되었다.
충격적인 반향을 불러온 원시적인 음향
모음곡 봄의 제전은 스트라빈스키가 러시아 발레단(Ballet Russe)의 단장 디아길레프의 의뢰로 작곡한 이른바 스트라빈스키의 3대 발레음악 중 불새(The Firebird), 페트루쉬카(Petrushka)에 이어 마지막으로 발표한 곡으로 초연은 1913년 5월 29일, 파리에서 피에르 몽퇴의 지휘와 니진스키의 안무로 이루어졌다.
초연 당시의 난동에 가까운 청중의 반응은 음악사의 유명한 일화로 남아있다. 스트라빈스키가 새롭게 선보인 음악의 강렬한 리듬과 원시적인 거친 음향은 청중에게는 엄청난 충격이었는지 청중들의 비난에 찬 고함과 행동으로 오케스트라의 음향이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 반향이 얼마나 큰 것이었던지 공연장의 조명이 모두 꺼지고 공연을 도저히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을 맞이했다.
지금으로서는 이미 현대음악의 고전으로 자리 잡아 사랑받는 음악이 되었지만 당시의 기준으로는 난해한 음악이었나 보다.
사실 초연 당시의 청중의 격렬한 반응은 순수하게 음악적인 문제라기보다는 발레의 야만적인 스토리와 다소 생경한 춤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 년 후 콘서트홀에서 발레의 형태가 아닌 관현악 연주로 이루어진 음악회에서는 '봄의 제전'이 청중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었으니까. 어쨌든 '봄의 제전'은 한동안 발레의 형태가 아닌 관현악 연주의 형태로 연주되었다.
악곡의 구성과 추천 음반
'봄의 제전'의 구성은 1부와 2부, 두 개의 장면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1부는 대지에의 예찬, 2부는 희생 제물을 그 내용으로 한다.
무대는 역사시대 이전, 원시의 러시아를 배경으로 봄을 맞이하는 의식으로 순결한 처녀의 생명을 제물로 바친다는 줄거리로 생경한 춤과 함께 오래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음악적으로 이 곡은 만물을 소생시키는 봄의 위대함과 약동하는 생명력을 표현하기 위해 모든 관악기와 현악기를 타악기와 같은 효과를 내도록 사용하고, 전통적인 조성 체계를 벗어난 급진적인 화성을 구사, 같은 효과를 유도하여 이전의 음악과는 다른 리듬 위주의 음악을 탄생시켰다.
'봄의 제전'이 구현하고 있는 격렬한 리듬은 자연에 반응하는 원시의 순수한 감정과 생명력의 박동을 표현한 것으로 이 음악의 박력 있는 음악적 표현은 인상적인 것으로 현대음악 중에서도 가장 사랑받는 곡의 하나가 되었다.
이 곡의 추천 음반으로는
1. 피에르 불레즈(cond.),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의 구판 (CBS-SONY Classical)과
1. 피에르 불레즈(cond.),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의 신판 (DG)이 대표적인 현대음악 작곡가이기도 한 지휘자의 해석이 빛을 발한 명연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