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게 내일은 없었다

by 밤과 꿈

1967년에 아서 펜 감독이 만든 영화 '보니와 클라이드' (국내에서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라는 제목으로 더 알려져 있다)는 지금 봐도 매력과 신선함을 잃지 않는 영화다. 그 비결은 클라이드 배로우와 보니 파커라는 1930년대에 실존했던 두 남녀의 은행 강도 행각을 소재로 한 영화이지만 커플로 이루어진 갱의 범죄 행각이라는 독특한 캐릭터와 스토리가 참신할 수밖에 없는 데다가 개봉 당시의 시각으로는 많이 잔인하고도 적나라한 폭력의 묘사가 여전히 이 영화에 넘치는 에너지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니와 클라이드'라는 영화가 담고 있는 폭력의 묘사는 이 영화로 하여금 평론가들의 신랄한 비평에 직면하게 했지만 이전의 미국 갱스터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폭력의 묘사와 코미디와 같은 발랄함과 속도감 있는 스토리의 전개가 이 영화에서 언제나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게 했다. 이에 대하여 영화 평론가 패트릭 골드스타인은 이 영화를 "최초의 미국 현대 영화"라고 평가한 바 있었다.


대공황의 영향으로 생기를 잃어가는 미국의 남서부. 방금 교도소에서 출소한 잡범 클라이드 배로우(워렌 비티 扮)는 우연히 무료한 일상에 싫증을 내고 모험으로 가득 찬 삶을 꿈꾸는 시골 처녀 보니 파커(페이 더너웨이 扮)를 알게 된다. 철없는 시골 소녀의 터무니없는 일탈과 조무래기 잡범의 허풍이 불러온 범죄 행각은 범죄를 지속하면서 자신들이 저지르는 범죄와 폭력에 대하여 무감각해지면서 점차 대담하게 변해 간다.

처음에는 보니와 클라이드 두 사람에 의해 시작된 은행털이 범죄는 클라이드의 형인 버크(진 해크먼 扮)와 그의 아내 블랜치(에스텔 파슨스 扮), 그리고 주유소 직원 모스(마이클 폴라드 扮) 등이 가세, 5인조 범죄단의 형태를 띠게 된다.

인원을 보강한 이들의 범죄 행각은 보다 대담성을 더하면서 경찰의 추적도 집요해진다.

특히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면서 도피하던 중 오히려 이들에게 붙잡힌 경찰관(덴버 파일 扮)에게 모욕적인 사진을 찍는 등(보니는 이 사진을 언론사에 배포한다) 모처럼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게 된다.

대공황의 어두운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이들의 범죄 행각이 마치 영웅담처럼 일반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되던 차에 경찰을 우롱하는 이들의 자세에 경찰의 추적은 한층 강화되고 결국 클라이드의 형 버크는 경찰에 의해 사살되고, 그의 아내 블랜치가 체포된다. 그리고 모스는 모스의 아버지와 경찰의 회유를 받고 경찰에게 숨어 있던 클라이드를 노출시키게 된다.

모스의 함정에 의해 경찰에 포위된 클라이드는 차 속에서 총으로 저항하지만 경찰의 집중 사격을 받고 벌집이 되어 최후를 맞이한다.

그리고 피신처에서 클라이드를 기다리던 보니 또한 경찰의 집중 총격을 받고 최후를 맞이하여 불안한 나날을 보내면서도 클라이드와의 미래를 꿈꾸던 희망도 총격과 함께 날아간다.


실제로는 보니와 클라이드가 함께 차를 탄 상태에서 포위망을 좁혀오는 경찰에 맞서 총격전을 벌이다 최후를 맞이했다고 한다.(총격전으로 벌집이 된 이들의 차량이 미국에서 전시되고 있다)


잡범 클라이드의 캐릭터는 프랑스 영화 '네 멋대로 해라'의 미셸과 흡사하다. 또한 영화의 스타일에 있어서도 프랑스 누벨 바크의 영향을 짐작할 수 있다. 패트릭 골드스타인의 "최초의 미국 현대 영화"라는 평가도 이 점에 주목한 것일지도 모른다. 일반적으로 누벨 바크를 현대 영화의 출발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이 영화는 미국의 전통적인 서부 영화나 캥스터 영화가 지닌 다양한 요소를 잃지 않는다. 누벨 바크의 갱스터 영화가 냉혹할 만큼 차가운 화면을 표현한다면 이 영화에는 보다 다양한 표정이 화면을 구성한다. 폭력이 난무하면서도 낭만적이기까지 한 영화의 표정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바로 그 점이 이 영화를 다시 보아도 질리지 않게 하는 것이다.

지금도 서부시대의 무법자 빌리 더 키드와 마찬가지로 전설적인 무법자로 이름을 전하고 있는 보니와 클라이드는 자신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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