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 사라진 일상을 생각하며

- Lulu의 'To Sir with Love'

by 밤과 꿈

자신과 무관한 일이라면 크게 신경 쓸 일이 없는 것이 현대인의 삶입니다. 그만큼 개인주의가 만연한 세상 속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대중 매체가 발달된 현대 사회에서는 무수하게 전달되는 정보에 의해 자신의 관심 밖의 사실이라도 일단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이렇게 전달되는 많은 정보라도 우리 몸의 뉴런(neuron)에서 걸러내어 대부분 기억으로 축적되지 못하는 것이겠지요. 사실 이런 따분한 이야기를 길게 언급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코로나로 정상적으로 영위하지 못하는 일상에서 우리가 놓치고 지나가는 것들이 많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어제 낮에 달력을 확인하다 비로소 2월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새삼스럽지만 달력을 보고 나날을 점검할 여유조차 호사로 느껴지는 것이 도시 현대인의 삶이고, 이미 우리는 하루하루를 무감각하게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2월은 각급 학교에서 졸업이 이루어지는 시기입니다. TV의 뉴스에서는 이를 비중 있게 다룰 것이고, 졸업식을 마친 후 청소년의 일탈에 대한 기사도 심심찮게 보도될 것입니다. 대학교에서 졸업식이 있으면 그 일대의 교통이 혼잡을 빚기도 할 것입니다. 그런데 금년에는 코로나로 인해 졸업식 자체가 이루어지지 못하다 보니 졸업에 대한 뉴스가 실종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당연한 일상조차 망각하게 된 것입니다. 더불어 졸업과 더불어 상급학교로 진학하는 학생과 대학교 혹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로 나아가는 이들에게 축하와 격려를 보내는 흐뭇한 풍경마저 사라져 버렸습니다. 또한 그동안 가르침을 준 스승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직접 전할 기회도 찾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1967년에 나왔지만 이후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언제나 마음은 태양'이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영국 런던의 빈민가에 위치한 고등학교에 교사로 부임한 흑인 교사와 문제아들의 갈등과 이해의 과정을 거쳐 졸업식장에서 스승에게 사랑의 마음을 표현하는 내용의 영화입니다. 특히 흑인 교사로 출연한 시드니 포티이어의 명연기와 룰루(Lulu)가 부른 주제곡 'To Sir With Love'가 인상적인 영화였습니다.

사회적인 성공이 교육의 목적이 되어 이를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학부모와 아이들이 매달리는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에서 스승과 학생 상호 간에 존경과 사랑이 교감하는 관계는 옛이야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적어도 이 영화가 사랑받았던 시기까지는 이와 같은 사제간의 정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모두가 이 영화의 내용에 공감할 수 있었겠지요. 지금의 우리 청소년들이 이 영화에 공감할지는 솔직히 장담할 수가 없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삭막해도 영화와 룰루의 노래 'To Sir With Love'가 계속 감동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mfp 국내 라이센스 음반(1974년 제작)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유튜브 채널

https://youtu.be/JOVQ4vAmM7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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