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수 시인의 '바다책, 다시 채석강'이라는 시의 전문입니다. 어젯밤에 이 시를 읽고 SNS에 다음과 같은 소감을 덧붙여 올렸습니다.
밀물처럼 마음을 엄습하는 그리움
의 끝자락을 드러내는 썰물의 허무
사랑은 이런 것이다.
쉽게 읽히지 않는 양장본의 두께
로 쌓이는 아득한 그리움 같은
이유도 없이 외로움에 휩싸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가 자주 있으면 곤란하겠지만 간혹 경험하는 외로움은 오히려 자신의 내면에 충실해질 기회를 가지게 합니다. 그리고 이 외로움에 틈타 밀려오는 그리움이 있습니다. 그리움의 대상이 무엇인지는 파악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어쩌면 어떤 대상이나 사건이 아닌, 지나간 시간 자체를 그리워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그리움의 대상이나 사건은 그것이 현재와 연관이 없는 한 잊히거나 더 이상 의미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간은 과거와 현재가 연속성으로 결부되어 있기 때문에 그 자체가 의미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또한 그리움이 지나간 사랑의 현현이라면그것은 현재에까지 드리워진, 과거라는 시간이 남긴 잔영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소리를 첫사랑의 여인이 들으면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생각이 여기에 미치고 보니 그리움이란 스스로에 대한 자학은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야심한 시간에밀물처럼 마음에 차오르는 그리움으로부터 도망치듯 생각을 털어냅니다. 아무 생각 없이 원두를 갈아 커피를 내리고 오래전에 많이 듣던 노래로 마음을 다스려 봅니다.
'And I Love You So(이토록 당신을 사랑합니다)'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라디오에서 자주 들을 수 있었던 노래였습니다. 라디오에서는 주로 페리 코모(Perry Como)의 음성으로 소개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1973년에 페리 코모가 불러 인기를 얻었으니 그의 노래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원래는 "Starry, Starry Night~"라는 인상적인 가사로 시작하는 '빈센트(Vincent)라는 노래로 이름이 알려진 돈 맥클린(Don McLean)이 1970년에 발표한 노래입니다. 비록 그의 노래 중에서 '빈센트'나 '아메리칸 파이(American Pie)'만큼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페리 코모의 노래보다는 돈 맥클린의 노래를 좋아합니다. 페리 코모의 미성도 좋지만 돈 맥클린의 노래에서 좀 더 내면의 소리를 느끼게 됩니다.이 노래를 들으면서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지난 시간의 그리움에 젖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