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을 이기는 비상이 아름답다

- 음악으로 듣는 四季, 봄

by 밤과 꿈

하이든(Franz Joseph Haydn)의 현악사중주곡 35번 '종달새(Lark)'



종달새, 혹은 종다리라는 정겨운 이름의 새는 예전에는 시골이 아니더라도 집 주변의 텃밭이나 공터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텃새였다. 그러나 이제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 종달새는 흔하게 볼 수 없는 새가 되었다. 그것은 대도시에서는 종달새가 서식할 만한 여건을 갖춘 땅이 별로 남아있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종달새는 우는 소리가 곱고 그 모습이 귀여워 예전부터 우리의 곁에서 사랑을 받아왔던 텃새이다. 그리고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햇살 좋은 봄날에 허공을 오르락내리락하며 힘차게 지저귀는 종달새의 모습은 흔하게 볼 수 있었는 봄날의 정겹고 여유로운 풍경이다.

그러나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이와 같은 봄날의 여유를 스스로 박탈하고 있다.


우리가 비록 서울이란 도시에서 살아가면서 비록 현실에서는 종달새를 보기가 어렵지만 하이든이 작곡한 종달새라는 부제를 사진 현악사중주곡이 있어 종달새의 여유로운 모습을 연상케 한다.

하이든의 현악사중주곡 35번 '종달새'의 단아하고 기품 넘치는 음악은 고전주의 현악사중주의 장르 미학을 충실하게 보여주는 전형적인 곡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구성은 제1악장 Allegro moderato, 제2악장 Adagio cantabile, 제3악장 Menuette (Allegretto), 제4악장 Finale (Vivace)로 이루어져 있다.

이 곡의 1악장 도입부에서 저음현의 총주를 이어받아 제1 바이올린이 한 옥타브를 높여 마치 종달새가 지저귀듯 경쾌하게 제1 주제를 연주한다. 그리고 4악장에서도 새의 지저귀는 소리를 연상케 하는 음형이 한 번 더 등장한다.

물론 하이든이 이 곡에 종달새라는 부제를 직접 붙인 것은 아니지만 이와 같이 매력적인 선율이 이 곡이 종달새를 염두에 두고 작곡했다고 생각할 만큼 종달새라는 부제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사실 종달새와 관련된 음악이 적지 않다. 그중 대표적인 두곡을 들자면 셰익스피어의 시에 슈베르트가 곡을 부친 가곡 '들어라 종달새의 소리를!'과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독주곡집 '사계' 중에서 3월: 종달새의 노래가 있다.


이를 보아 종달새는 서양에서도 오래전부터 사람에게 사랑을 받아온 새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새 봄의 기운이 완연한 3, 4월에 수직으로 날아올라 고운 소리로 힘차게 지저귀는 귀여운 새를 좋아하지 않을 도리가 있을까.

만물이 소생하고 자라는 계절에 힘차게 노래하는 종달새를 봄의 약동하는 생명력을 전파하는 전령사로 생각하지 않았을까.

어렸을 때 동네에 있는 공터에 가꾼 텃밭에서 오르락내리락하며 지저귀던 종달새의 아름다운 비상이 소년의 기억에 뚜렷하게 남아 여태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 이미지가 되었다. 그리고 땅에 의지하고 땅을 벗어나서는 살 수 없는 나로서는 중력을 이기고 비상하는 종달새가 부럽고 종달새의 당당한 노래가 지금도 아름답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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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의 추천 음반으로는

1. 스메타나 현악사중주단 (EMI, Testment)

2. 이탈리아 현악사중주단 (PHILIPS-DECCA)

3. 빈 콘체르트하우스 현악사중주단 (Westminster)

을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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