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부터 오는 8월 1일까지 종로구 사간동에 있는 갤러리 현대에서는 화가 이강소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화가 이강소는 1969년에 결성된 미술 그룹인 한국아방가르드협회(AG협회)에 참여함으로써 화가로서의 이름을 한국 미술에 알리게 된다. AG협회가 추구했던 전위적인 미술 경향과 같이 이강소는 초기부터 회화와 함께 판화, 조각, 설치, 퍼포먼스, 사진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오브제의 구성을 실험해왔다. 그러나 1980년대에 들어 보다 회화 작품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물과 오리, 그리고 나룻배의 형상을 소재로 한 당시의 회화 작품은 모노톤의 단색화로 오브제의 동세를 생동감 있게 표착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강소의 회화는 전위적인 출발에서 짐작할 수 있듯 현대 서양미술의 추상성과 동양미술의 절제미가 결합된 것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화가가 평소에 자신의 그림에 대하여 말했듯이 화가의 작업을 개념과 의도를 가급적 배제한 시도라고 볼 때 이강소의 작업은 추상표현주의의 작법과도 일맥상통한 것이고, 나아가서 미니멀리즘의 정신 또한 느껴지는 것이다.
작업에 몰두하는 화가 이강소
'몽유(From a Dream)'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1999년에서 2020년까지 그려진 이강소의 회화 27점을 엄선, 전시하는 화가의 이번 개인전에서는 동양적인 여백의 화면에 일필휘지(一筆揮之)로 그려간 대형 단색화가 먼저 관람객을 맞이한다.
'강에서', 캔버스에 아크릴릭, 1999년
이들 대형화는 1층 전시실에 전시되고 있는데 1층에는 이와 함께 화가가 동양화에서 채득 하고자 하는 기운생동(氣韻生動), 즉 '기의 흐름'을 시각화한 모노톤의 회화가 전시되고 있다.
'청명', 캔버스에 아크릴릭, 2020년
또한 다양한 층위를 가진 추상적 표면에 1980년대부터 화가가 그려온 오리와 나룻배 등의 구체적 형상이 등장하는 친숙한 화면도 접할 수 있다.
'청명', 캔버스에 아크릴릭, 2020년
특히 이번 개인전에서처음 공개되는, 모노톤의 단색화를 벗어난 채색화가 눈길을 끈다. 친숙한 구체적 형상을 담고 있는 표면을 장식하는 색채가 다채롭다.
'청명', 캔버스에 아크릴릭, 2020년
'청명', 캔버스에 아크릴릭, 2020년
이강소는 자신의 그림에 대해 '그려진 그림'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하면 창작하는 작가의 주관적 감정 표현을 피하고 있다. 화가 이강소는 고정된 개념과 시선을 배제하고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하는 상태, 즉 '기의 흐름'을 포착하고자 하는 것이다.
화가에게 있어 그림은 "끊임없이 부유하고 율동하는 만물의 진실을 드러내는 일"이며, "세계를 어떻게 시각화할 수 있는가"에 대한 해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화가의 의도는 그의 그림을 보는 사람에게 고정형이 아닌 우연의 흔적을 느끼게 하지만 우리는 그 흔적 속에서 충만한 생동감을 경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