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6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인사동에 있는 선화랑에서는 서양화가 이영수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지난 2018년에 같은 곳에서 개인전을 가진 이후에 그린 작품을 엄선하여 전시하고 있으니 전시된 작품 모두가 근작으로 화가의 최근 작품 동향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겠다.
이영수는 흔히 양귀비와 물방울의 화가라고 불릴 만큼 꽃, 특히 양귀비꽃과 물방울을 소재로 한 그림이 대부분이다. 무리 지어 피어난 양귀비꽃과 녹색의 풀잎에 맺힌 물방울을 그려온 그동안의 작품 동향이 이번 전시회에서도 이어져 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Natural Image, 캔버스에 유채
Windy Day(Poppy Garden), 캔버스에 유채
극사실의 기법으로 그려진 물방울의 형상이나 안개가 낀 듯 몽환적인 배경을 가진 양귀비꽃의 형상이 그동안 이영수의 그림에서 익숙하게 봐왔던 이미지인 것이다.
다만 이번 전시회에서 느끼게 되는 작은 변화라고 한다면 화면을 구성하는 배경이 분위기의 묘사가 아니라 보다 자연의 본질 묘사에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예전에 비해 좀 더 사실적인 화면을 구성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Natural Image(Late Autumn), 캔버스에 유채
Natural Image(Late Autumn), 캔버스에 유채
또한 색채의 선택과 구사가 보다 다양해졌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는 화가가 그림의 소재로 하는 자연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폭이 넓어졌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어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겠다.
Natural Image(Wealthy), 캔버스에 아크릴릭
Windy Day(Poppy Garden), 캔버스에 유채
이와 같은 변모는 이영수의 그림을 보다 극사실적인 그림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사실 이영수의 그림 동향에 대하여 극사실주의(Hyper Realism)적인 성격을 많이 언급해왔던 것이 사실이었다. 이는 물이라는 소재의 물성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 혹은 물방울이 지닌 투명성이 극사실의 기법과 잘 어울린다고 할 수 있다.
같은 물방울을 소재로 한 그림 중 김창열화백의 경우 물방울은 정신성이 강조된 의미로 사용, 극사실의 기법이 작품에 미치는 영향이 표면적으로 두드러지지 않지만 이영수에게 있어 물방울이라는 소재는 직접적인 자연의 투사라고 할 수 있기에 화면의 배경이 직접적으로 자연을 담아낼수록 극사실의 성격이 강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 한 가지 주목하게 되는 것은 이번 전시회에서 만나는 작품에서 느끼는 화면의 깊이와 근접성인데, 이에 대해서는 미술 평론가 윤진섭의 비평이 적확하여 이를 대신 옮겨 쓴다.
"수평적 시점에서 수직적 시점으로의 이동, 그 부감(俯瞰)의 세계는 대상의 이미지를 캔버스의 표면과 일치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전면적인(all-over) 화면 효과를 낳는 바, 이는 모더니즘 회화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