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과 야만의 이분법적 사유에 대한 비판

- 레비 스트로스의 '슬픈 열대'를 읽고

by 밤과 꿈

레비 스트로스는 프랑스의 언어학자이자 문화인류학자인 레비 스트로스는 구조주의 철학을 대표하는 사상가로서 알려져 있다.

구조주의는 레비 스트로스를 비롯하여 자크 라캉, 루이 알튀세르, 롤랑 바르트, 미셸 푸코 등에 의해 서로 다른 분야의 연구에서 시작된 사상이다.

레비 스트로스가 인류학에서, 자크 라캉은 초현실주의에서, 루이 알튀세르는 마르크스주의에서, 롤랑 바르트는 문학 비평, 그리고 미셸 푸코는 철학에서 구조주의를 도출했다. 이들이 연구한 분야와 과정은 달랐지만 구조주의라는 공통된 결과를 얻었으며, 구조주의는 현상학과 함께 현대 사상의 주요 방법론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러나 구조주의라는 복잡한 사상 체계를 다루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 아닌 만큼 레비 스트로스가 문화인류학 연구에서 사용한 구조주의 방법론을 간략히 언급하기로 한다.

레비 스트로스는 구조주의란 우리가 생각지 못한 조화에 대한 탐구이며, 어떤 대상들 가운데 내재하고 있는 관계의 체계를 발견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의 구조주의는 인간의 행위가 하나의 화학적 요소처럼 과학적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생각에 근거하고 있으므로, 구조주의적 관점에서 볼 때는 자연이나 사회현상에는 임의적인 것이 결코 존재하지 않게 된다.

이런 이유로 레비 스트로스는 보다 정적인 아마존강 유역의 원주민 사회를 선택, 문화의 법칙과 체계를 규명하고자 했으며, 그 결과물이 바로 1955년에 출판된 '슬픈 열대'이다.

대학교를 다닐 때 레비 스트로스의 책으로 처음 접했던 책이 '문화를 보는 눈'이라는 문고판이었다. 레비 스트로스는 이 책에서 문화를 '고여 있는 문화'와 '흘러가는 문화'로 구분하면서 문명사회가 발달된 문명과 문화를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은 인접 문명과의 교류를 통해 스스로의 문명과 문화를 발전시키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이를 흘러가는 문화로 표현했다. 반면 레비 스트로스는 중앙아메리카의 고대 문명을 예로 들면서 이들이 그들의 문명과 문화를 문자도 없이 후대로 전하지 못한 것은 이들의 문명이 열등해서가 아니라 고립되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한 아프리카와 아마존의 원주민 부족이 원시시대 이후로 큰 변화가 없는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그들의 생활 여건이 오랫동안 변화를 필요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들 부족민들이 비록 원시시대 이후로 변함없는 생활 방법을 유지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원시인은 아니라고 말하며 이와 같은 문화를 고여 있는 문화로 표현했다.

비록 얇은 문고판 속의 짧은 글이지만 인상적이었고, 레비 스트로스라는 학자가 가진 통찰력에 크게 감명을 받았었다.


'슬픈 열대'에서도 레비 스트로스는 인류 사회의 문화를 보다 전문적으로 서구인들의 사회처럼 진보적이며, 발명과 업적을 중요시하는 사회를 '과열된 혹은 동적 사회'라고 부르며, 종합의 재능과 인간적 교환의 가능성이 반복적으로 지속되는 사회를 '냉각된 혹은 정적 사회'라고 불러, '흘러가는 문화'와 '고여 있는 문화'의 개념과 일맥상통하는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서 레비 스트로스는 서구 사회가 다른 문화권을 대할 때 자체의 기준을 부여하려는 오만한 태도를 비판한다. 그리고 "미개 사회는 인간성에 관한 전체적 체험을 거의 완전하게 표현하고 있으며, 이 사회는 오직 우리 사회와는 다른 종류의 사회일 뿐"이라고 말한다. 말하자면 '우월한' 사회는 존재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 "신비로운 조화의 구조를 지녔던 원시적 과거가 이제 눈앞에서 파괴되어 소멸하는 것"을 악의 기원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레비 스트로스는 이 책을 위해 만났던 열대 원주민 사회를 슬프게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레비 스트로스의 '슬픈 열대'는 그의 또 다른 책 '야생의 사고'와 함께 구조주의 인류학 방면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되었다. 인류학 연구를 위하여 아마존으로 가는 여정과 원주민들의 생활상이 도판 사진을 곁들인 이 책은 결코 딱딱하거나 지루하지 않아 흥미를 잃지 않고 읽을 수 있어 필독을 권한다.

이 글의 제목과 내용 대부분이 번역자인 박옥줄 교수의 서문에서 옮겼음을 밝힌다. 그만큼 레비 스트로스의 학문과 사상을 개관하기에 충실한 서문이다. 본문의 내용을 섣부르게 옮기기에는 그 내용이 방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