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롭게 읽는 서양음악사(2)
귀도 다레초(995~1050년)는 이탈리아의 중부 토스카나 지역 아레초의 베네딕토 수도회의 수도사이면서 서양음악사에 실명이 거론되는 최초의 음악 이론가이다.
음악 이론서인 '미크롤로구스'를 저술하기도 했으며 선보(線譜)를 창안, 지금의 5 선보의 원형인 4 선보를 사용했다.
또한 잘 알려진 노래인 성 요한 세례자 축일 찬미가인 'Ut queant laxis'에서 ut, re, mi, fa, sol, la 등 헥사코드, 즉 6음 음계의 이름을 정했다. 이는 17세기에 이르러 si가 추가되어 오늘날의 7음 음계를 완성하고, 발음 상의 이유로 ut는 do로 명칭이 바뀌게 된다.
적지 않은 수의 음반을 통해 전문가가 아닌 일반 애호가에게도 낯설지 않은 이름이지만 기존의 음악사에서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던 독특한 인물이 단선율 성가의 시대를 장식한다.
아마도 서양 음악사에서 이름이 알려진 최초의 작곡가일 이 사람은 여성으로서 독일의 빙엔 수녀원 원장이었던 힐데가르트 폰 빙엔(Hildegard von Bingen, 1098~1179년)이다. 이 여성은 수녀였을 뿐만 아니라 시인이었으며 작곡가, 의사, 철학자, 예언가였으며 신학과 식물학, 의학에 관한 서적을 남긴 다재다능한 인물이었다.
그녀는 기도 중 몰입된 상태에서 예언이 가능했으며, 예언의 내용을 시로, 음악으로 남겼다. 또한 그녀가 작곡한 도덕적 내용의 전례극(중세에 유행하다 14세기에 소멸한 종교적 내용을 가진 일종의 음악극)인 '오르도 비르투툼(Ordo Virtutum)'에 대하여 오페라의 기원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일반적인 그레고리오 성가가 지적이며 정적인 음악이라면 힐데가르트의 성가는 보다 감성적이고 몽환적인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감상의 예 2-2)
어쨌든 서양 음악사에 있어 최초로 등장하는 작곡가라는 사실, 특히 그 인물이 여성이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녀는 2012년에 성녀로 시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