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성과 토성의 대근접 현상이 며칠 동안 간간히 뉴스에 언급되곤 했다. 800년 만에 경험하는 현상이라니 예년이라면 보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을 사건이지만 금년에는 급박하게 전개되는 코로나19의 확진과 어지러운 정치 현안 등 땅 위의 일로 해서 하늘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시간에 맞추어 대근접 현상을 보마 하고 생각했었지만 그만 놓치고 말았다. 세상을 살다 하늘 한 번 올려다볼 마음의 여유조차 없는 것이다. 앞으로 60년 후에나 나타날 현상이라니 인간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연장시킬 의학의 발달 없이는 다시 이 우주 현상을 경험하기는 힘들 게 빤하다.
다시 볼 수 없는 우주 현상을 놓쳤지만 겨울의 밤하늘을 장식하는 오리온자리의 삼태성과 오리온자리 아래에 위치한 큰개자리의 밝은 별 시리우스가 우리를 반긴다.
사실 겨울의 밤하늘은 깊고 적막하다. 추운 겨울의 날씨처럼 말고 쨍한 것이 겨울 밤하늘이다. 여름 밤하늘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겨울의 밤하늘은 우리를 사색의 시간으로 이끄는 매력이 있다. 깊은 겨울 밤하늘에서 차갑게 반짝이는 시리우스의 모습은 고독하다. 고독한 별을 바라보는 마음도 덩달아 고독할 수밖에.
우리가 바라보는 밤하늘이 실제적인 우주의 모습이 아니라는 것에 안심한다.
어제의 목성과 토성 근접 현상도 우리가 바라볼 때 보이는 현상이지 두 행성은 자신의 궤도를 따라 변함없이 태양의 주위를 공전할 따름이다. 그리고 밤하늘에서 밝게 빛나는 별도 실상은 좀 더 지구에 가깝게 위치하고 있기에 밝게 빛날 따름이다.
그러나 사실을 떠난 우주의 형상이 우리의 마음에 자리 잡고 있었기에 밤하늘은 이야기로 넘쳐나게 되었을 것이다.
어릴 때부터 하늘을 좋아했었다. 멀리 있는 중학교를 다니면서 천체 망원경을 사겠다고 걸어서 통학을 하고, 점심은 속이 텅 빈 공갈빵으로 때우고 용돈을 저축했었다. 그러다 음악이 좋아 음반을 사는데 모은 용돈을 다 써 버렸지만.
그 이후로도 결국 천체 망원경은 장만하지 못했다. 그것이 조금은 아쉬움으로 남았지만 한편으로는 밤하늘의 실체에서 조금이라도 멀리 있었기에 밤하늘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잃지 않았다고 위안하며 자족하는 마음을 가진다. 다만 아쉬운 것은 도시에서의 삶이 별이 빛나는 밤하늘과의 대화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래전 늦은 밤에 죽령 고개를 넘다 잠시 차를 세우고 바라다본 밤하늘의 모습이 잊히지가 않는다. 총총한 별들이 가지가지의 이야기가 되어 내 마음에 내려오는 풍경이.
언젠가는 도시를 떠나 밤하늘의 이야기를 들을 때가 오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