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사노바(Bossa Nova)의 명반 Getz/Gilberto(Verve, 1963) 중 'The Girl From Ipanema'
지루한 장마가 끝나면 오래지 않아 성하(盛夏)의 계절로 접어든다. 지난 일 년을 열심히 살아온 우리, 그 수고의 피로를 풀기 위해 우리는 며칠 동안 일상을 벗어나서 휴가를 떠난다. 사회에서 낙오하지 않기 위하여 애면글면 살아온 보상으로서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지만 이마저 우리는 감지덕지하며 들뜬 마음으로 짐을 꾸리고 길을 떠난다.
휴식은 건강한 삶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우리가 매일 밤 잠을 청하는 것도 건강한 일상을 위한 휴식인 것처럼 여름휴가도 일 년을 수고한 스스로를 위한 휴식의 시간이 되었으면 하고 생각한다. 그리고 좀 더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삶의 의미나 자아를 찾아 떠나는 진지한 여행이 되었으면 한다. 또한 짧은 일정이지만 매 순간 여름이 발산하는 생명력을 호흡하는 축제의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이렇게 물음표를 가지고 떠난 여행은 돌아오는 발걸음에 내일을 힘차게 살아가는 활력을 더할 것이다.
언젠가 TV에서 브라질의 축제와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이 다 함께 열정적으로 추는 삼바의 모습을 보고 한 번은 축제의 현장에서 그 열기를 호흡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아쉽게도 그 바람은 여태 바람으로만 남아있다. 하지만 그 바람이 앞으로도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크게 아쉽지는 않을 것 같다. 왜냐하면 어느새 세월이 흘러 내가 그 축제의 현장에 있더라도 마음만 있을 뿐 몸이 제대로 따라가지 못할 것 같아서이다. 놀아도 젊어서 놀아야 하는 것인가 보다.
재즈 음악의 새로운 흐름, 보사 노바
브라질의 민속 음악인 삼바에 재즈가 결합하여 탄생한 음악이 '보사노바(Bossa Nova)'이다. 그리고 보사노바는 '새로운'이란 뜻의 Bossa와 '접촉'이란 뜻의 Nova가 결합된 합성어로서 이 용어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재즈의 입장에서 볼 때, 개척자적인 정신으로 발전을 거듭해 온 재즈가 1960년대에 이르러 전위적인 프리재즈가 등장하는 등 극한에 도달, 대중으로부터 유리되는 위기에 봉착했을 때 등장한 보사노바는 경쾌한 리듬과 세련미를 갖춘 음악으로 대중성을 확보, 재즈의 중흥을 이끌었다는 것, 두 번째로는 보사노바는 격렬한 리듬의 삼바에 재즈의 문법을 적용, 브라질의 민속 음악인 삼바를 세계가 좋아할 수 있는 국제적인 성격의 음악으로 탈바꿈시켰다는 것에서 보사노바는 재즈의 입장에서나 브라질 민속 음악의 입장에서도 Bossa Nova, 즉 새로운 접촉 혹은 새로운 물결을 가져온 음악이었다.
테너 색소포니스트 스탄 게츠와 기타리스트 조아오 질베르토, 그리고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피아노가 함께 한 이 음반은 앙상블 위주의 쿨 재즈의 전통을 이어받아 도회적인 감성으로 매우 세련된 음악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이 음반에는 미국의 빌보드 차트에서 비틀스를 이기고 1위에 올랐던 'The Girl From Ipanema'와 'Desafinado', 그리고 'Corcovado' 등 보사노바의 대표적인 곡이 수록, 보사노바의 교과서와 같은 음반으로 평가받고 있다.특히 조아오 질베르토의 아내 아스트루드 질베르토의 노래가 함께 한 '이파네마의 처녀'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무심한 듯 부르는 아스트루드 질베르토의 노래가 매력적이었던 것이다.
또 하나, 1959년 작 영화 '흑인 올페(Orfeu Negro) 중에서 나오는 '카니발의 아침'도 아스트루드 질베르토의 노래이다.
머리 위로 작렬하는 태양과 푸른 바다의 낭만에 어울리는 음악, 보사노바와 함께 여름을 지내자. 보사노바는 여름의 열정과 낭만을 아낌없이 전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