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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리 Mar 26. 2024

달북마을, 우리동네 이야기

대도시 속 산골마을의 소소한 행복이야기




우리 가족이 뿌리 내린지 벌써 13년이나 된 우리 동네 이름은 '달북마을' 이다.

이름만 들어서는 어디 깡촌 시골마을 같지만 엄연히 광역시 안에 자리잡고 있으며,

그것도 상위권에 드는 교육중심지로 인정받는 구(區)에 속해 있다.


하지만 조금 높다... 아니 조금 많이 높다.

집 뒤에는 한 블럭 밑에서 부터 시작된 등산로가 이어지는 산중턱이고

넓디 넓은 주말 농장도 펼쳐져 있으며

아랫동네보다 기온이 적어도 2~3도는 낮은, 조금 적나라하게 표현하자면 '산골마을' 정도 되겠다.

다행히 10분에 한 대정도씩 마을버스가 다니고 있어서

크게 불편함은 없지만 버스없이 올라오는 일은 생각보다 큰 마음을 먹어야만 한다.


그래서일까,

집값도 아주 저렴하게 형성되어 있다.

바로 밑 블럭보다 몇 억이나 저렴하여 우리가 이 고가의 구(區)에 올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주기도 했다.

처음에는 너무 높아서 괜찮을까?너무 조용해서 심심하진 않을까?

치안은 안전한가? 등등 여러가지 걱정들이 몰려 왔었지만

안 되면 이사가지 뭐 라는 마음으로 정착을 하게 되었고,

부모님이 다시 사셨던 동네로 돌아가신 후에도 우리는 이 곳에 남아 뿌리를 내린지

벌써 13년이나 되었다.


우리의 뿌리는 생각보다 깊고 단단히 자리잡았는지

우리 네 식구들은 모두 이 곳을 너무 사랑한다.

솔직하게 주위에 식당이나 놀거리들이 없어서 불금이나 불토를 즐기지는 못하지만,

집밥이나 배달음식을 주문하여 옹기종기 거실에 모여 앉아 우리만의 소소한 만찬을 즐기기도 하고

새벽에 출근하는 일이 많은 나에게는 더욱이나 안성맞춤이 되어

조용한 밤, 아늑한 침실에서 편안한 잠자리를 매일 감사하게 누리고 있다.

치안역시 괜한 걱정이었던 것이 나름 오래 살아오고 있음에도 크게 싸움나는 일도 없고

길거리를 방황하는 사람들도 없으며, 아파트 몇 동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 늘 사람이 드나든다.


처음 이 곳에 올 때 가졌던 걱정들은 괜한 것들이었고,

그래서 인지 많은 사람들이 한 번 이 마을에 자리를 잡으면 잘 나가지를 않는 것 같다.

나역시 처음에는 곧 아랫동네로 내려 갈 듯이 말하고 다니곤 했지만

이제는 평생을 이 곳에서 보내도 좋을만큼 우리 달북마을이 좋다.


대도시 속에 조용하게 자리잡아 그 역사를 길게 이어가는

우리 달북마을의 이야기를 하나씩 해보려 한다.

우리 가족이 네 명이 되면서부터 자리잡은 이 곳에서 펼쳐졌던 그 간의 이야기부터

이제부터 하루하루 만들어져 갈 많은 에피소드들을 글로 남겨

나만의 달북이야기를 엮어 가고 싶다.


달북마을,

난 정말 참 좋다!


Gina SJ Yi (지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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