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은 많은데 다 하기도 전에 ... 요양병원이라는 전개
시간이 도대체 어떻게 흘러 가는건지 종잡을 수가 없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아이들도 좀 자라났고, 부모님도 잘 계시고, 직장도 안정되어 무언가 플러스로 향하는 생각들과 그것들을 풀어내는 몸놀림 입놀림이 많았는데 마치 파도에 모래들이 밀려오듯이 내 삶이 흘러가고 있다보니 나에게 여유라는 호사는 구경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다.
전체적인 흐름이 이렇다.
2011년도에 엄마는 20년간 앓아오신 당뇨가 깊어져 인슐린 주사를 맞게 되셨고,
합병증으로 당뇨망막증이 찾아와 치료를 시작하셨다.
2014년경 망상을 동반한 치매가 찾아왔고,
2022년 가을부터 부엌일을 놓으셨으며
2023년이 되자 외출을 일절 하지 않으셨다. (이때는 못한것이 아니라 하지 않으셨다)
..........
그렇게 올해 2024년이 되자,
엄마의 모든 근육들이 빠져 나가 방바닥에서 일어나는 것이 힘들어 지셨고,
4월, 생전 처음 침대생활을 시작하셨다.
5월, 요양급여신청을 하여 4등급을 받았다.
6월, 요양보호사 선생님께서 주5일 매일 3시간씩 오셨고, 기저귀를 차기 시작하셨다.
7월, 식사를 떠먹여 드려야 했고 약을 삼키기 힘들어 지셨다.
8월....
드시는 것이 없으니 당뇨수치가 좋아지시고 콩팥수치가 좋아지시는 아이러니를 경험하며
엄마는 부종이 싹 다 빠지셨지만 대신 깡말라 가고 있었다.
그리고 점점 고꾸라지시고 계셨다.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결론으로... 결국 어머니는 요양병원에 입월을 하셨다...
이렇게 몇 줄로 요약을 하긴 했지만,
정말 긴 싸움이었고, 정말 힘든 단계들이었다.
그리고 여전히 그 가운데에 놓여 있다.
입원하신지 일주일이 되었는데 그간 링거도 맞으시고 식사도 제법 드셔서 기력은 아주 살짝 좋아지셨지만 잠시 평화를 누렸던 당뇨수치가 급상승하여 그를 위한 처치가 시작되었다.
링거맞기 싫다고 화를 내시는 등 적응기간에 따르는 필수적인 상황들을 겪고 있지만 다행히 무난한 시작을 하시고 계시고 우리집 근처에 모셨기에 자주 가볼수 있어서 그 또한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다.
어제는, 거동이 안되시기에 다니시던 대학병원에 대리처방을 받아오며 따뜻한 말씀에 눈물한바가지 흘렸다. 그것도 병원1층 수납창구앞에 앉아서...
앞으로 또 어떤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그 또한 지난 몇 개월, 아니 그 몇 년의 순간들처럼 또 지나가 지겠지... 두렵고 겁이 나는 것은 늘 매 한가지지만 굳은살이 조금씩 만들어지긴 한 것인지, 아니면 체념이라는 것을 하게 된 것인지 "이번엔 또 뭔데?" 하며 소심한 반항을 부릴 준비가 되어 있다.
입원시켜 드린 날, 집으로 돌아가서는 곧바로 침대에 쓰러져 울던 나를 토닥이며 같이 울던 중3 딸아이의 말대로, 나는 지금 매 순간 할 수 있는 최선을 하고 있는 것이니... 그 선택에 집중하자.
오늘은 엄마발톱을 좀 깎아 드리고 와야겠다*
Gina SJ Yi (지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