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학교를 꿈꾸며2
2020년 9월 1일에 개교한 해밀초등학교는 세종시 출범 8년, 세종혁신교육 6년의 협력으로 만들어진 학교이다. 개교 전부터 학교, 복합커뮤니티센터, 근린공원이 함께하는 교육환경 및 학교 내 창의적인 공간 구성이 주목을 받았으며, 이를 기반으로 ‘모두를 위한 교육’을 위해 향후 만들어갈 교육과정을 미리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개교 100일을 맞이하여 1탄은 개교과정과 학교 소개, 2탄은 향후 만들어 갈 ‘모두를 위한 교육’을 위한 큰 방향을 소개하고자 한다.
1탄 ‘스머프 학교’는 처음이지?
- 개교 과정 및 학교 소개
2탄 표준화 교육을 넘어 개별화 교육으로
- 모두를 위한 교육 실현을 위한 교육과정
2탄 표준화 교육을 넘어 개별화 교육으로
초등학교 6학년 해밀이의 월요일 일상을 상상하며 -
해밀이는 해밀초등학교 6학년이다. 월요일인 오늘은 수업이 총 6시간이며 오전에는 수학 2시간 사회 2시간이 있고, 오후에는 ‘지구별 원정대’라는 프로젝트 수업이 있다. 지구별 원정대 프로젝트는 환경을 주제로 여러 과목이 함께 들어간 수업으로 해밀초등학교에서 전 학년이 공통으로 하지만 주제는 모두 다르다.
지구별 원정대 프로젝트의 종류는 ‘물이 살리자.’, ‘미세먼지 줄이기.’, ‘일회용품 대신’, ‘하천 살리기’ 등으로 10여개 주제가 있는데 나는 8명의 친구들과 하천 살리기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해밀온마을학교에서 환경 공부를 한 친구 엄마가 도우미 선생님으로 도와주고 있다. 나중에 이 프로젝트를 결과에 대해 발표도 하고 전시도 해야 한다.
그리고 좀 더 공부하고 싶은 마음에 선생님과 상담하여 오후에는 환경과 관련한 방과후 수업 ‘재활용품 활용 생활 도구 만들기’에 참여하기로 했다. 알아보던 도중에 해밀동 복합커뮤니티센터에서 주민프로그램(해밀동 하천 가꾸기) 행사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어린이도 참여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가능하다면 참여할 생각이다.
이 로드맵은 ‘모두를 위한 교육’ 위한 장기프로젝트로(5년) 학교 선생님들과 논의를 하고 있다. 설계 과정으로, 향후 2020년 2학기, 2021학년도 1학기 동안은 다듬는 준비 과정을 더 가질 예정이다. 제대로 잘 작동되기 위해 서로의 공감대가 중요하며 이를 위해 해밀교육공동체 안에서 꾸준한 논의를 해나갈 것이다. 또한 무엇보다 성급한 성과를 위한 ‘서두르는 것’을 경계할 것이다.
1탄에서 말한 바와 같이 고도화된 지식정보화 사회인 지금은 지식과 정보의 양보다는 이 정보를 어떻게 구성하고, 고유한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러한 힘은 스스로 내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향후 진로에서 ‘나만의 고유한 콘텐츠를 만드는 힘’이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이다.
평면적인 아이? 입체적인 아이!
열정적인 보건 선생님과 가볍게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그 보건 선생님은 ‘몸 튼튼 교실(학생 다이어트 교실)’을 운영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주변의 많은 보건 선생님이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내 역할을 하지 않음’에 대한 허전함이 있다고 했다.
“혹시 그런 프로젝트를 열어 성공했거나 성공했다는 성공 사례를 들은 적이 있나요?”
없다고 했다. 그럴 것이라 예상했다. 왜냐하면 ‘다이어트’라고 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아이’의 환경, 특히 부모님과 선생님이 완벽한 협력이 이루어져야 그 가능성이 높아진다. 나아가 급식, 운동, 보건 등 여러 전문가 협력한다면 훨씬 더 성공할 확률이 더 높아질 것이다. 그렇다고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다. 보건 선생님과 ‘사소하지만 작은 성공’이 필요함과 서로 신뢰를 기반으로 한 협력 관계에 대해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이 정책은, 정책보다는 하나의 ‘프로그램’이다. 하나의 프로그램이 유행처럼 번져나가는 경우가 있다. 유행의 이면에는 ‘누구(옆 집 아이, 옆 학교 등)는 하는데 우리(우리 집 아이, 우리 학교)는 왜 하지 않나요?’ 이러한 ‘상대적인 결핍’이 있다. 이것은 의미를 담지 못하고 형식적 운영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의미는 ‘스스로’ 담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의미’를 부여하고, 함께 하는 지원자가 되어야 성공(?)의 가능성은 높아진다.
‘아이’는 매우 입체적이다. 하나의 행동이 하나의 사건으로 인해 형성되지 않는다. 즉 다시 말해 복합적이며 다양한 자극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핵심은 ‘아이’를 대한 적극적인 관심으로 협력하는 팀을 구성하여 진단하고, 진단한 결과를 바탕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개선하고, 성찰하는 과정을 시스템으로 구축하는 것이다. 이 교육과정은 학습, 교우관계, 사회성, 적성, 개성 등의 전인적 측면으로 지원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내용이나 형식이나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관성의 힘을 이기기 어렵다. 구조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 주어진 여건인 해밀교육단지의 공간적 특성과 현재 운영 중인 ‘학년군제’를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
※ 초등학교의 ‘학년군제’는 1,2학년을 저학년군, 3,4학년을 중학년군, 5,6학년을 고학년으로 묶어 학교의 상황(아이들의 흥미, 발달정도, 공간적 특성, 교사 구성 등)을 고려하여 교과 및 창의적 체험활동 운영을 ‘집중 이수’, ‘학년을 벗어난 교육활동’ 등을 할 수 있도록 묶어놓은 제도로 이미 2009 개정 총론, 2015 개정 각론으로 제시 되어 있으나 제도적으로 훌륭하나 잘 적용을 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해밀교육단지는 학교의 공간 범위를 넓힐 수 있는 조건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수업을 한다고 하면 교실(특별실 포함), 복도, 운동장 그리고 벗어나도 학교의 울타리 범위 내를 말한다. 그러나 해밀교육단지는 그 울타리 자체가 다르다. 해밀유,초,중,해밀동복합커뮤니티센터, 근린공원이 실질적으로 안전하고 다양한 수업이 가능한 물리적인 학교 울타리가 될 수 있다.
나아가 이러한 물리적인 환경을 바탕으로 확장되는 마을교육공동체의 모습은 무궁무진하다. 그래서 해밀교육단지는 마을교육공동체의 모습이 아니라 마을교육공동체의 모델인 교육마을공동체로 조성될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해밀개별화교육과정이란?
특수학급과 영재학급에는 그 아이들을 위한 개별화교육과정이 있다. 각각 다른 특성을 가진 대상이지만 공통적으로 개별화교육과정이 운영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다시 말하면 같은 과목 영재반 아이라도 각각 다르며, 다름을 바탕으로 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는 것이다. 특수학급도 마찬가지다. 얼마나 현실적으로 교육과정이 잘 운영되는가에 평가는 다를 수 있지만 충분히 눈여겨볼 대목이다.
특수교육에는 개별화교육지원팀이 있다. 학교 관리자, 담임, 특수교사, 학부모가 기본으로 구성되어 아이에 대해 진단하고 그에 맞는 교육과정에 대해 협의한다. 영재교육에도 개별화교육지원팀이 있으나 현실적으로 활발히 운영은 어렵다고 한다. 대부분 일반학급의 담임교사가 영재학급을 맡고 있어 물리적인 시간이 어렵고, 특수학습보다 지원팀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다는 점도 있다.
하지만 영재학급에는 기본 공통이수 시간과 개별화교육과정을 위한 이수 시간이 있다. 예를 들어 총 100시간이 있다면 20시간은 기본 교육과정 공통이수 시간이며 나머지 80시간은 개별화 교육과정을 위한 팀별 프로젝트를 기획, 운영, 평가하는 시간이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 아이들도 모두 개별화교육 필요한 시대가 왔다. 개별화교육이 개별교육(혹은1:1)과는 다르다. 그 아이가 가진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도록 공교육 내에서 개별화 교육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담임교사의 물리적인 시간, 학급당 학생수 감축, 개별화교육을 위한 다양한 지원(사람, 예산 등)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들은 학교 단위에서 해결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현재 해밀교육단지에 들어간 해밀초는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그것의 핵심은 교육과정 연구를 통한 ‘교육과정 운영 재조직’이며, 두 번째는 단단한 마을 교육이 중심이 되는 가칭 ‘해밀온마을학교’의 구성 및 운영이다.
학교와 마을이 결합한 교육과정 운영’ 상상
학교에서 수업이 끝난 후, 아이들은 돌봄이나 방과후, 혹은 태권도, 피아노, 각종 교과 관련 학원에 간다. 아직 개청하지 않았지만 보통 주민센터에서는 복합커뮤니티 건물을 활용한 주민 대상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흔히 수요를 조사하여 많이 다수가 원하는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가정에서는 자녀가 어린 경우, 어린이집, 혹은 스스로 육아를 한다.
이러한 일련의 활동들이 배움을 쫓아가기도 하지만 맞벌이 등으로 인한 그야말로 ‘돌봄’이 필요한 경우가 많으며, 주민 자치 프로그램은 ‘수요’에 방점이 찍혀 있다. 말 그대로 각개전투가 이루어진다. 다시 말하면 거의 동일한 공간인 해밀동이라는 마을에서 각개전투를 치루고 있는 셈이다. 만약 서로 머리를 맞대고 전략을 세우고, 협력한다면 ‘생각하는 삶을 위한 평생교육’으로 운영될 수 있다.
마을 속에서 이루어지는 평생교육 관련 프로그램을 모으고, 이를 좀 더 체계적으로 구성하는 방식이다. 마을의 평생교육 관련 정보가 집적될 것이다. ‘마을총회’등을 거쳐 철학을 세우고, 마을평생교육의 방향을 정하며 이에 따른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운영하는 것이다. 학교와 주민센터가 협력하는 시스템으로 작동하면 자연스럽게 교육기관과 주민생활행정기관의 협력이 될 것이다. 이곳은 마을교육센터가 될 것이다. 여기에서는 가칭 ‘해밀온마을학교’라고 부르며, 여기에서 운영되는 과정을 ‘해밀온마을교육과정’이라 부른다.
좀 더 나아간다면 학교교육과정과 ‘해밀온마을교육과정’이 서로 협력하는 관계를 만들어내면 그 협력 지점을 통하여 ‘해밀개별화교육과정’을 훨씬 더 풍성하게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 협력 지점을 이어준다고 하여 ‘징검다리 교육’이라고 부르며, 이 징검다리 교육은 학생의 적성, 흥미, 담임교사(필요시 학부모)의 의견을 종합하여 그룹별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시간이다.
물론 해밀유치원, 해밀초등학교, 해밀중학교가 함께 하고 있는 매월 1회 협의회를 활성화하고, 이 협의회가 마을교육과정과 연계하여 운영된다면 해밀학교만이 할 수 있는 말 그대로 ‘해밀교육마을’이 될 것이다.
유쾌한 상상의 조건
먼저 교육과정 연구이다. 이를 위해서 절대적으로 시간이 필요하다. 실제 2015 개정교육과정에는 ‘학년군’교육과정으로 운영하게 되어 있다. 학년군이란 1,2학년, 3,4학년, 5,6학년은 한 학년군으로 묶고, 함께 교육과정을 편성하여 운영하는 것으로 ‘선택과 집중’, ‘수준과 흥미를 고려한 다양한 형태의 수업’이 가능하다. 하지만 ‘교과서’, ‘학년별 성취기준’의 강력한 장애물과 오랜 ’학년‘단위로 운영되어온 관성을 이기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행정적인 것은 행정으로 풀고, 관성은 동료들과 협력하여 푸는 수밖에 없다. 이에 따른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지원이다. 학교교육과정의 재조직 운영하는 것은 전면적으로 펼치는 것은 어려우나 ‘시범적’이나 일정한 기간을 정해 놓고 운영하는 것은 어렵지 않게 가능하다. 그러나 학교교육과정만으로 이 상상 속 미래 교육을 실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즉 ‘해밀마을교육과정’이 운영되어야 한다. 서로의 협력이 있어야 아이들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할 수 있다.
즉 마을교육과정 운영을 위해서 학교는 학교대로 할 일이 있고, 교육청과 시청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학교는 온마을교육과정을 위한 준비 과정으로 학교 내 업무조직을 재정비할 것이며, 이에 교육과정 재구성 연구도 진행해 나갈 것이다.
온마을교육과정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시청과 교육청의 예산과 인력 지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운영되는 범위 내에서 조금 더 확장되는 범위이므로 그리 큰 예산이 필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방향과 협력이다.
평생교육은 마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그 마을 총회를 통하여 평생교육을 정하고, 그 프로그램을 마을주민이 기획하고 운영하고 개선하는 과정이 곧 민주시민이며, 교육의 목표인 ‘민주시민 양성’과 ‘시민주권세종’에 맞는 세종시 철학과도 부합한다.
가장 필요한 것은 ‘서두르지 않음’이다. 당장 편한 것, 당장 쓰임이 있는 것, 당장 활용이 가능한 것을 찾다 보면 모든 것들이 ‘소비’된다. 사람도 소비되어 지쳐 멈추게 된다. 가능한 우리 마을을 위해 ’기여‘하는 보람을 바탕으로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게 서로를 ‘소비’, ‘활용’으로만 보지 말고 건강한 마을을 만들고자 하는 마음으로 ‘함께 하는’ 협력자로서 다가서는 마음가짐이다. 그래서 이 프로젝트의 이름을 5년 장기프로젝트라고 부른다. 그 중에 절반 이상은 협력자로서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 기꺼이 시간을 같이 보내는 마음일 수 있다. 서로 ‘협력자’가 되었을 때 가능한 일이다.
* 2020년 12월 중부와이드신문에 기고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