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학교를 꿈꾸며1
2020년 9월 1일에 개교한 해밀초등학교는 세종시 출범 8년, 세종혁신교육 6년의 협력으로 만들어진 학교이다. 개교 전부터 학교, 복합커뮤니티센터, 근린공원이 함께하는 교육환경 및 학교 내 창의적인 공간 구성이 주목을 받았으며, 이를 기반으로 ‘모두를 위한 교육’을 위해 향후 만들어갈 교육과정을 미리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개교 100일을 맞이하여 1탄은 개교과정과 학교 소개, 2탄은 향후 만들어 갈 ‘모두를 위한 교육’을 위한 큰 방향을 소개하고자 한다.
1탄 ‘스머프 학교’는 처음이지?
- 개교 과정 및 학교 소개
2탄 표준화 교육을 넘어 개별화 교육으로
- 모두를 위한 교육 실현을 위한 교육과정
1탄 ‘스머프 학교’는 처음이지?
여기가 바로 해밀초다.
“해밀초가 어디에요? 아, 여기가 바로 해밀초네요.”
처음 해밀초를 찾아오는 사람 대부분이 보이는 반응이다. 처음에는 길을 찾지 못하다가 주변을 기웃거리다 현수막을 발견하며 나오는 반응이다. 실제 개교를 알리기 위해 TF팀에서 2020년 9월 1일 해밀초등학교 개교를 기념하여 내 건 현수막 문구 덕분에 학교임을 아는 사람이 많다.
실제 큼지막한 아홉 개의 글자가 의미하는 바는 크다. 멀리서 보면 학교를 바라보면 학교 건물이라고 짐작하기 쉽지 않다. 왜냐하면 대부분 학교 건물이 4, 5층의 직사각형 모양으로 빌딩처럼 되어 있다. 이와 달리 해밀초는 빨간 벽돌로 쌓은 2, 3층 높이의 6개의 건물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 멀리서 보면 마치 단독주택 마을처럼 보인다. 현수막의 첫 번째 용도는 정말 해밀초가 어디인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알려주기 위해서 걸어놓은 것이다.
그리고 학교에 대한 자부심도 있다. 6월부터 구성된 12명의 TF팀이 학교를 기초를 다지기 위해 이중생활(?)을 해오다시피 했다. 낮에는 실제 근무하는 학교에서 다니고, 저녁이면 9월 개교하는 학교 일에 매달렸다. 열정 가득한 3개월 과정에서 만들어진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담아낸 문구이다.
해밀유치원, 해밀초등학교, 해밀중학교를 해밀학교라고 부른다. 한 울타리에 있기 때문에 지난 11월 6일 합동 개교식을 하며 함께 합의한 이름이다. 그 울타리 속에 해밀동 복합커뮤니티센터(2021년 7월 개청 예정)도 함께 위치하고 학교와 학교 사이, 학교와 복합커뮤니티 사이를 공원이 채우고 있다. 즉 해밀교육단지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여기의 모습이 마치 작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마치 만화 ‘개구장이 스머프’의 스머프 마을처럼 보여 ‘스머프학교’라고 부른다. 이 스머프 학교는 공교육과 주민 생활이 만나는 곳에서 삶과 배움이 함께하는 교육을 꿈꾸는 곳이기도 하다.
새로운 공간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학교
“학교가 그냥 학교일 뿐인데 이렇게 관심이 많다니. 신기해요.”
9월 1일 개교, 9월 29일 입주 시작으로 개교와 입주 사이에는 한 달 정도의 차이가 있었다. 그래서 9월 한 달은 전교생 30명으로 시작하였다. 9월 한 달 동안 주말이면 입주를 앞둔 학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학교를 둘러보러 오는 경우가 많았다.
‘아예 공식적으로 안내하여 만나자.’
일과가 끝날 때, 퇴근 후 그리고 주말에 ‘학교 초대의 날’이라는 자리를 마련하여 시간이 가능한 예비 학부모 신청을 받았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하여 최대 총 40가족을 목표로, 한 번에 다섯 가족 이내로 모집하였다. 보통 부모님과 아이가 왔으나 어떨 때는 할머니, 친척들도 같이 와서 한꺼번에 꽤 몰린 적도 있었다.
학교 초대의 날 기간에 학구 내 아파트 단지의 예비입주자 대표, 6생맘 카페지기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 보니 예상보다 더 많아 총 20회 가까이 진행되었다. 모두 학교에 대한 기대가 높았고, 입주는 예정된 시기에 맞추더라도 아이 전학은 먼저 하는 집도 있었다.
“불편하지 않으세요?”
학교 초대의 날에 참석한 학부모님들의 첫 반응은 교장실에서 먼저 나온다.
“처음에는 불편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지나가는 사람이 불편해하는 것 같은데요.”
해밀초의 교장실, 교무실, 행정실, 연구실, 협의회실 등 주요 관리실은 통유리로 되어 있어 안이 훤히 보인다. 더군다나 교장실은 주 출입구에서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곳이라 학교를 출입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시선이 닿는 곳 중에 하나이다. 사소한 행동도 공개되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담을 요청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으니 그때를 대비해서 가림막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누구든지 올 수 있는 곳이란 의미를 더 담기로 했다. 상담을 하더라도 ‘원래 그런 곳’이 된다면 오히려 문제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원래 그런 곳’은 상담을 할 수도 있고, 업무 논의를 할 수도 있고, 해밀공동체라면 학생, 학부모, 교직원뿐만 아니라 관련 있는 누구든 와서 논의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교장실 맞은편에는 도서실이 보인다. 도서실은 1층 중앙에 위치하여 해밀초의 가장 상징적인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통유리를 감싼 내부도 훌륭하지만, 도서실과 외부로 통하는 야외 정원으로 펼쳐지는 전경은 실내와 실외, 건물과 자연으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펼쳐지는 공간이다. 특히 도서관과 야외 공원 사이에 있는 폴딩도어를 열면 도서실 공간이 마치 한 자연이 한 공간으로 확장되는 모습이 장관이다.
아이들의 주로 생활하는 공간, 교실도 눈 여겨볼만한다. 무엇보다 가장 높은 곳이 3층이지만, 2층 데크가 주 무대이니 거의 1층 아니면 2층 건물이기 때문에 드나듦이 자유로운 것이 첫 번째 장점이고, 아이들의 연령에 맞는 디자인, 호기심을 자극하는 복도 및 교실 공간의 구성도 이색적이다. SNS에서 ‘요즘 학교 초등학교 시설 수준’이라는 제목으로 베스트 글에 오른 적도 있다.
그중에 가장 이목을 끄는 교실은 1,2학년 교실이다. 1,2학년은 유치원을 수료하고 온 아이들의 수준을 맞춰 설계했다. 1학년은 교실 바닥난방, 교실 내 수도 시설, 따뜻한 색깔의 인테리어, 야외 활동 중에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있고, 2학년은 한옥 처마 같은 천장, 제법 널찍한 2층 다락방이 교실에 있다.
2학년 교실에서 폴딩도어를 열고 나오면 2층 데크가 나온다. 최근 아이들에게 이름 공모를 통하여 ‘해밀이 놀이터’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옥상 같기도 하고, 운동장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해밀이 놀이터는 말 그대로 그 자체로 놀이공간이다. 짧은 쉬는 시간에도 쉽게 내려와 놀다 갈 수 있는 곳이다. 위험한 공간으로 인식되어 출입이 금기된 옥상을 아이들에게 돌려준 공간이 2층 데크인 ‘해밀이 놀이터’다. 덕분에 언제든 하늘을 쳐다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 셈이다.
해밀초의 신선한 물리적인 공간은 새로운 교육에 대한 기대로 만들어진 것이다. 과거 산업화시대에는 표준화된 교육이 필요했다. 말 그대로 소품종대량생산이 주효했다. 그러나 지금의 고도화된 지식정보화 시대에서는 ‘똑같음’보다 ‘다름’을 인정하는 수준을 넘어 오히려 ‘다름’이 더 추구해야 하는 가치가 되었다. 한 명 한 명이 스스로 소중한 존재로 인정하고 타인을 존중하는 시대로 말 그대로 ‘모두가 주인공’인 시대가 되었다.
학교는 항상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19세기 교실, 20세기 교사, 21세기 아이’라는 말처럼 분절되어 협력하는 공존의 모습보다는 시대를 따라잡지 못하는 ‘뒤처짐’이 더 부각 되었던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변화하고자 하는 노력의 산물로 혁신학교가 탄생하였다. 교육 3주체를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교실 속에 갇히지 않고 소통하고, 권위주의에서 민주주의로, 개인에서 공동체로 가고자 하는 것이 혁신학교의 4대 과제로 정리되었다.
학교혁신은 누군가로부터의 전수가 아니라 개인의 깨달음과 성찰을 우선하며, 해밀초등학교의 구성원은 관습과 정체의 알을 깨고 나올 움직임을 시작했다. 물론, 앞으로 걸어야 할 길이 험난하고 멀기도 하다. 그러나 안과 밖의 지원과 응원으로 우리는 나아갈 것이다.
혁신학교의 경험이 풍부한 교사, 이제 막 해밀초에 발령받은 신규 교직원, 자녀를 돌보고 돌아온 복직 교직원, 내부형공모제 교장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해밀초. 그 시작을 학교혁신의 둥지 안에서 함께 발맞춰 걷고자 한다.
-2021학년도 혁신학교 운영 계획서 중 일부
그러한 과정에서 해밀학교가 탄생하였다. ‘모두를 위한 교육’, ‘한 아이도 놓치지 않겠다.’라는 말이 구호로서 머물지 않고, 어느 열정 있는 교사만으로 그치지 않고 ‘시스템’으로 작동될 때가 되었고, 그것을 실현하기에 해밀학구는 매우 매력적이다.
해밀학교의 약속
우리 해밀학교는 2020년 11월 6일 합동 개교식을 맞이하여 행복한 해밀교육공동체를 위하여 다음과 같이 약속합니다.
첫째 해밀학교가 우리 아이들의 온전한 배움의 공간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우리 해밀학교는 마을교육을 넘어 교육마을로 가꾸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셋째 우리 해밀학교는 우리 아이들의 아름다운 미래를 지원할 것입니다.
2020년 11월 6일 해밀교육공동체 일동
2020년 11월 6일, 해밀학교가 합동개교식에서 해밀학교가 한 약속이다. 해밀학교는 개교TF 때부터 함께 논의를 하며 개교 준비를 했다. 그리고 개교 후에는 한 달에 한 번 협의회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는 서로 마음을 맞추고 향후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이며, ‘함께 협의하며, 함께 해결’하자는 큰 방향에서 합의를 하였다.
-2탄으로 이어짐-
*2020년 12월 20일경 중부와아드신문에 기고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