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지옥에 고통받는 나.....
아주아주아주 감사하게 첫 글을 봐주신 분도 계시겠지만 안 보신 분들도 있을 수 있으니까! 난 글 쓰는 일을 하고 있다. 책을 쓰거나 그런 건 아니고 스포츠 전문 언론사에서 일하고 있다. 아직 인턴이긴 하지만, 하고 싶던 일을 하니 참 즐겁다. 매일매일 일 할 때마다 이렇게 즐거우면 얼마나 즐거울까...
내 주종목인 축구를 가지고 편집기사를 쓸 때는 술술 까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막힘없이 잘 써진다. 굳이 막힌다면 구글에 있는 해외 매체 뒤져서 출처 찾기 정도랄까. 아님 주제가 너무 겹치는 게 많아서 새로운 기사 주제 찾기가 좀 힘들 때도 있다.
근데 진짜 내 고민은 다른 종목에 있다. 축구 이외에 내가 정말 쓰고 싶었던 종목은 모터스포츠다. 지구에는 수많은 모터스포츠들이 존재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모터스포츠는 단연 포뮬러 원, F1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F1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쿠팡플레이가 올리는 F1 중계 릴스였다. '아니 세상에나! 이렇게 맛깔나는 중계가 있었다고?' 진짜 처음 봤을 때 느낀 감정이다. 난 해당 종목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지만 단 중계 하나만으로 F1에 빠졌다.
그리고 그 연장선으로 넷플릭스에 있는 F1 다큐를 정주행 했다. 거기서 선수는 누가 있는지, 대충 어떤 순서로 진행되는지 등 기초의 기초, F1의 abc를 배웠다. 솔직히 후회했다. 아니 이 재미있는 걸 이제 알았다고? 그래서 열심히 다큐를 챙겨보고 2023 월드 챔피언십, 축구나 야구로 치면 2023 시즌부터 챙겨보기 시작했다. 쿠팡플레이에서 중계를 볼 수 있어서 접근도 쉬웠다. 일부 국가에서 치르는 그랑프리가 아니면 시간대도 주말 오후 10시나 오후 2시 언저리 등 너무 좋았다.
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나 말고 주변에 보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회사에 가서 다른 기자분들한테도 축구 말고 뭐 좋아하세요? 야구 말고 뭐 좋아하세요? 물어봐도 농구나 배구, UFC 정도였다. 특이한 경우는 당구 정도였다. F1은 다들 존재만 아는 정도여서 참 아쉬웠다.
내가 쓴 기사는 네이버에 가면 볼 수 있다. 지금은 부끄럽기 때문에 알려줄 수는 없지만 글을 작성하는 당일에도 출근해서 열심히 기사를 쓰고 있다. 난 회사 공식 SNS업무도 같이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한 달(보통 31일이 채워지면 집계된다)에 100건에서 120건을 작성한다. 많이 쓰는 기자분들은 하루에 15개나 16개 이상도 쓰니까 달에 300건에서 400건 가까이 나오기도 한다.
조금 옆으로 샜는데, 결론은 내 위치를 이용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미 네이버에 그랑프리 프리뷰 기사나 선수 이적 기사, 다양한 이슈 기사를 써봤지만 조회수가 처참했다. 결국 일단 중단했다. 그리고 뭐가 문제일까 곰곰이 생각해 본 후 얻은 결론은 처음 F1을 접한 내 모습이었다. 백지인 상태에서 아무리 경기에 대해 정리해 봤자 모른다. 이 쉬운걸 난 여태 몰랐던 것이다.
서론이 참 길었는데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내 목표는 네이버 스포츠에서 F1을 활용한 연재 기사를 작성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빠삭하게 알아야 한다. 소위 자다가도 물으면 대답이 튀어나오게 하라는데 딱 그게 내가 해야 할 일이라 생각했다.
F1은 참 복잡하다. 축구나 야구는 경기장의 구조를 외우지 않아도 된다. 예를 들어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하러 고척돔을 방문한 삼성 라이온즈는 고척돔의 그라운드 면적, 흙의 상태 등 상세한 정보를 알 필요가 없다. 굳이 알아야 할 점이라면 조명 때문에 시야가 방해될 수 있다는 점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F1은 다르다. 서킷을 달려야 하기 때문에 경기장을 통째로 외워야 한다. 경기장에 있는 코너도 다 외워야 하고 어느 구간에서는 뭘 조심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우리가 축구 선수나 야구 선수가 경기를 할 때 이 선수가 어떤 축구화를 신고, 어떤 글러브를 끼는지 웬만해서는 잘 보지 않는다. 장비까지 상세히 꿰뚫는 사람은 100명 중 5명도 되지 않을 것이다. F1은 자동차를 운전하는 스포츠다. 따라서 어떤 엔진을 쓰는지, 어떤 부품이 어떻게 바뀌는지, 타이어는 어떤 걸 쓰는지 등 차 구조까지 신경 써야 한다. 대신 세세한 부품 하나하나까지는 몰라도 된다. 군필 남자들은 이해하겠는 게 총기 3단 분해 같은 느낌이다.
여하튼 참 알아야 할 것도 많고 규정도 복잡하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연재물의 시작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가 고민인 것이다. 각 팀의 소개 및 설명부터 시작할지, 각 국가마다 펼쳐지는 그랑프리에 대해 먼저 설명할지 아니면 선수 개개인을 주목할지 등, 참 머리 아프다. 아마 내 주변인들은 모를 것이다. 아니면 더 나아가 몇 명 보지도 않는 주제에 왜 이렇게 목을 매냐고 할 수도 있다.
다 이해하지만, 내가 진짜 좋아하기 때문에 멈출 수가 없다. 사실상 썸녀를 만나고 있는 느낌이다. 휴대폰에서 사진, 영상, 텍스트로 소식을 접할 때마다 새롭고 웃음이 난다. 계속 보고 싶고 직접 만나러 가고 싶다. 뭔 정신 나간 사람이냐고 할 수도 있지만 진짜 그런 느낌이다. 내가 처음 축구에 빠지고 기사 쓰기에 빠졌을 때도 비슷한 감정이었다. 내가 이상한 사람이라 그런 게 아니다.
얘기가 좀 길어졌는데 오늘은 이 얘기를 꼭 써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래서 더 시원하게 쏟아낼 수 있었던 거 같다. 혹시나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라거나 내가 F1 고인 물이라서 도움을 좀 주고 싶다!라는 분이 있으면 꼭 댓글로 알려주면 너무 감사할 것 같다. F1을 써서 돈을 벌고 싶은 게 아니라 네이버에 내 이름으로 기사를 올릴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것을 이용해서 더 많은 사람을 F1에 입문시키고 싶은 것이 목표다. 글 쓸 날은 많으니 나도 더 우직하게 고민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