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의어 글쓰기 13

떠벌리다, 떠벌이다

by 인간아

분명히 함께 들었는데도 꺼내놓은 이야기가 다른 경우가 있다. 인간의 기억은 믿을만한 것이 못되는 것을 알기에 어느 정도 이해는 하지만, 화자의 주관적인 해석으로 이야기는 왜곡되어, 그 당시 내가 느꼈던 의도와는 다른 색깔로 나오는 경우를 종종 목도한다. 그것이 좋아하는 동료의 입일 때는 더 의아함을 가지고 바라보게 된다.

그 자리에 함께 했던 다른 동료의 농담 섞인 부인을 통해 내가 잘못 듣거나, 잘못 해석한 것이 아니구나하며 확인할 때는, 같은 이야기가 달라지는 순간, 우리는 무엇이 서로 다르게 느끼게 한 걸까 고개를 갸웃거릴 때도 있다.우스개로 넘어갈 가벼운 화제라 다행이지, 아니었다면 어쩌나하는 아찔함과 함께.

나 또한 어휘 하나를 부적절하거나, 자극적으로 사용함으로서 이야기의 전체적인 인상이 달라지거나, 이야기의 일부가 왜곡된 것 같다고 느낄 때가 있다. 그럼,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찜찜함에 내 화법을 수정하거나 되돌리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이런 주관적 해석이, 떠벌리는 것과 만나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

동료들과 얘기 나누다보면 유독 주관적 해석에 가미를 해 흥분 섞어 일을 더 떠벌리는 사람을 볼 때가 있다. 분위기를 집중시키는 사람인 경우가 많아서 의견은 감정적 반응이 붙어 입에서 입으로 옮겨지다가, 때론 맥락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 채로 감정의 진폭만 커진 채, 사실 확인도 없이 어떤 인상만 남기고 사라지는 경우도 생긴다.

거기에는 그 사람과의 친분으로 인한 소극적인 침묵이나 동조만 남고, 전체적인 프레임의 해석과 분석적인 건설적 사고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나마 나누는 담론이 그닥 중요하지 않게 여겨지는 것이 다행이라 생각되는 씁쓸함만 남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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