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의어 글쓰기 17

마름하다, 마무르다

by 인간아

마르다

마름질

마른 인형

마론 인형

그러나 내게는 더 선명한 기억의 종이 인형

종이 옷장

조막손이 하는 심혈의 가위질

종이 인형 위에 걸이를 접어 걸친 다양한 옷과 가방, 장신구들

그리고 종이 옷장 안에 차곡차곡 가위로 오려내 담은, 현실에선 한 번도 입어 볼 일 없을 것 같은 드레스들.

지금 다시 본다면 조악한 인쇄상태와 종이 질에 놀랐을 것 같은 그 놀잇감이, 더 좋은 마른 인형에도 그닥 관심도 욕심도 없었던 내게는, 한철이긴 했지만 계집아이들의 놀이를 한 때나마 추억하게 하는 그런 유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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