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니, 역설
최근에 ‘페이크와 팩트’, 데이비드 로버트 그라임스의 책을 읽고 발제문을 쓴 적이 있다. 소음과 신호를 구분하기 위해 우리는 분석적 사고와 의심을 품어보는 회의주의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말하는 책이다.
문학에서 다루는 역설의 의미는 아니지만, 역설가에 대해 잠깐 언급한 부분이 있어 잠시 싣고자 한다. 오늘 상당히 피곤한 상태임을 감안하여.....
(전략)
내가 접한 ‘분석적 사고의 삶’에 대한 통찰은 매불쇼의 ‘양비론’에 대한 설명이었다. 양비론이 ‘심판자적 위치에 있으나, 시비를 따지기 싫어하는 자의 지적 나태’라는 일갈은 들을수록 새기고 싶은 내용이었다. 양비론에 익숙해지면, 사람들은 시시비비를 따지기 싫어하고 그러면 세상은 결국 이해득실만 따지는 세상이 된다는 것이다.
시시비비를 따지는 일이, 바로 작가가 이 책에서 그렇게 강조하는 ‘분석적 사고’이다. 그러나 알다시피 시비를 가리는 일은, 시비를 제대로 가리겠다는 마음이 되어 있는 자들끼리는 가리고 난 후 져도 의미가 있지만, 개소리(Bullshit)로 일관하거나, 우기고, 말도 안되는 헛소리를 퍼뜨리기 위한 목적으로 무대를 점령하고자 하는 사람과는 피하는 것이 낫다. 마크 트웨인의 명언이라고 사람들이 알고 있는, “Never argue with stupid people, they will drag you down to their level and then beat you with experience.” 이 문장도 있지 않은가.
(어리석은 사람과는 절대 논쟁하지 마라. 그들은 너를 자기 수준으로 끌어내리고, 경험으로 너를 이길 것이다.) .
책에서도 러셀 월리스(진화의 공동 발견자)는 지구가 평평하다고 주장하는 존 햄프턴에 맞서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증명해 보였지만, 햄프턴은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약속한 상금을 주지도 않았으며, 법적 분쟁으로 시일을 지질 끌다 결국 월리스의 아내에게 독설 가득한 협박 편지를 지속적으로 보내는 상처를 남겼다. 월리스는 ‘역설가 역설가(逆說家): 일반적으로 진리라고 여겨지는 것에 반하는 내용을 세워 주장하는 사람, 특히 과학이나 철학 분야에서, 기존의 상식이나 논리를 뒤집는 주장이나 논증을 전개하는 사람
’는 절대 이길 수 없다’는 드 모르간 교수의 가르침을 상기시키는 걸 끝으로, 15년 동안 인생의 가장 큰 후회만 남긴 전투를 치러야 했다고 토로했다. 월리스가 아니라도 시비를 가리는 일은 참 고되고 어렵다. 특히나 서열, 문화, 눈치, 차별 등이 범벅된 한국 사회에서 분석적 사고는 용기가 있어야 하고, 자칫 외로운 처지에 놓일 수도 있는 일이다. (후략)
-발제문 '소음과 신호를 구분하는 법' 중에서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