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內亂인가? 內戰인가?

by 이병철

內亂인가? 內戰인가?

친위쿠데타가 실패했다.

친위쿠데타란 내란의 한 형태로서 집권당이 군부를 이용하여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시도를 의미한다.

자칭 보수당(난 그들이 보수라고 생각지 않지만)의 모 대변인이 방송에 나와 집권당이 어떻게 내란을 일으킬 수 있느냐고 반론을 제기하는데 그 무식함과 당당함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군부를 동원하여 국회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선거관리위원회를 급습해서 데이터 조작을 통하여 마치 부정선거가 있었던 것 마냥 선전하면서 국회를 해산하려 한 것은 행정부와 입법부 모두를 장악하여 독재로 가는 고속도로를 마련코자 했던 시도가 아니겠는가?

실로 계획은 치밀했으나 실행은 엉성했던 한국역사상 처음으로 실패한 촌극으로 마무리되어 가고 있다.

쿠데타에 대한 민중들의 트라우마를 감안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패착이었으리라.

국회의사당 앞에 순식간에 모여든 시민들의 저항은 총구 앞에서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오히려 특수 훈련을 받은 인간병기들을 나무라고, 심지어 그들 앞에서 채증을 하고자 휴대폰을 들이 대는 장면은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감동적이며 진귀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쿠데타가 실패했으니 외관상으로 반란은 진압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內戰으로 이어져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린 총성 없는 내전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쿠데타의 원인은 차차 밝혀지겠지만-어쩌면 대다수 국민들이 알고 있는 바일 수도 있고-, 그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해 본다.

-말 그대로 야당을 겁주기 위해서인가?

-타임머신 대신 45년 전 과거 여행을 국민들에게 선사하기 위함인가?

-공화정의 탈을 쓰고 실제적인 독재자로 등극하기 위해서인가?


당연히 장기 집권 플랜 하에 실행했으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사실이다.

문제는 내전이 지속되는 동안 그 기간이 길면 길수록 우리 국민들이 앞으로 치러야하는 빚과 이자가 쌓여만 간다는 것이다. 즉 비상시국의 장기화를 의미한다.

친위쿠데타의 실패는 경제에 상당한 후폭풍을 가져올 것이 확실하다.

정치적 불안정성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외국인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게

만들 것이다. 또한,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지금 당장 환율과 주가가 급격히 요동을 친다.

이로 인해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고, 실업률이 증가한다. 이러다보니 정부의 재정 적자가

확대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경제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안 그래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1프로 대 성장을 간신히 면하는 상태였는데, 소위 똥 싸는 놈 주저앉히는 격이다.


국정 운영이란 것이 대단한 것처럼 보여도 하나씩 분야별로 분석해보면 아주 간단하다.

국방, 외교,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스포츠 등으로 나눠서 하나씩 따져보면 되는 것이다.

국방: 채 상병 문제만 해도 통상적으로 하던 대로 하면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다. 임성근 구하기에 대통령 실이 나서지 않았으면 된다. 국방 장관을 호주 대사로 빼돌리는 해프닝도 없었을 것이다. 임성근 구하는 것이 친위 쿠데타와 무슨 연관이 있었을는지 그것도 알고 싶다.

외교: 대미 대일 외교가 과연 국민의 입장에서 그간 성공적이었던가? 부산 엑스포의 참패는 어떻게 변명할 것인가? 해외 순방인지 여행인지 대통령 놀음인지 성격 규정이 안 된다.

정치 : 정치는 협상과 대화를 통한 소통을 근간으로 한다. 실종된 정치가 현주소이지 않나?

경제 : 바닥을 쳤다고 하는데, 원자재 인상과 물가 상승으로 대기업부터 골목 상권까지 모두가 힘들어 하고 있다. IMF 때보다 더한 위기인 것은 확실하다.

사회 : 대표적으로 이태원 참사를 비롯해서 의료 파업 사태를 보면 무엇을 추구하는지 도통 철학과 목적이 보이질 않는다. 그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을 하니 이런 사달이 나는 것이다.

문화 : 입바른 얘기하고 개인의 자유로운 사상을 피력하는 것이 어떻게 반국가세력이 되는 것인지 시대착오적인 발상에 젖어 있다.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은 무엇이란 말인가?

뭣 하나 제대로 굴러가지 않고 사회 전 분야가 삐걱거리는 것이 정상이랄 수는 없다.

김건희 특검과 명태균 게이트, 앞으로 더 큰 건들이 터질 일만 남았다.

도자기 박물관에 들어간 코끼리란 말이 딱 들어맞는 형국이다. 코끼리는 상아라도 있지만 멧돼지가 좌충우돌하는 것과 다름없다.


나 같은 60대의 사업체를 운영하는 마땅히 보수적이라야 할 사람도 솔직히 12월 7일 토요일 집회에 나가서 힘을 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정말 이건 아니다싶어서...

그것을 알았는지 12월 3일 밤 그는 선수(?)를 쳤다. 제 명을 재촉하는 짓인 것만은 확실하다.

문제는 내전 상태가 지속되는 것이다.

그들이 계획했던 플랜 B는 바로 지연작전이었나 보다.

우리 국민들의 냄비 근성을 역이용하고, 북한으로부터 총질 한 방이면 국면을 전환시킬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혹은 과격 인사들의 뻘 짓 하나면 구실이 될 수도 있으리라.

위정자(爲政者)는 없고 위선자(僞善者)만 가득한 정치판이 되고 있다.

“집에 누워있기 연합”의 일원일 수 있는 나한테까지 왜 동원령을 내리는 것인지 참으로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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