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눈이 나립니다.
천상에서
지상으로
별빛 같은
눈이 나립니다.
한 송이
두 송이
첫눈은 나려
총총히 걷던
당신의 머리 위에
살포시
새털처럼 내려앉고
한 송이
두 송이
어느 다정한
두 연인의 어깨 위에
포슬포슬
은빛
꿈결처럼
내려앉습니다.
눈이 나립니다.
첫눈은
한없이 나려
길 잃은
단풍나무 위에서
꽃잎처럼
부서지고
어느 고운
단발머리 젊은 엄마와
세발 자전거 탄
꼬마 아가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에
송이 송이
포근히
내려앉고
어느새,
먼 풍경의
흐릿한 외딴집
낡은 돌담 위에
소복히
쌓이면
아!
까맣게
잊고 있었던
늙으신 엄마의
따스한
목소리..
날이
많이 추운데
내 새끼,
밥은
잘 챙겨먹고
다니느냐?
뼛속깊이 애달픈
내 어머니의
목소리가
귓전에
뜨겁게 스밉니다.
눈이 나립니다.
창밖에
희미한 가로등
추위에
몸둘 바 모르는
25년
12월 어느 밤,
그리운
내 어머니 같은
첫눈이
한없이 나려,
내 마음 깊은 곳에
숨 깊은
화석처럼
푸르게
푸르게
쌓입니다.
사락사락
첫눈은
하염 없이 나리고
지금
온 세상은
하얀 고요속으로
하나
둘
서서히,
물들어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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