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앞에 알콜중독 정신병원이

- 정의는 내가 직접 만들어 가는 것 -

by 비밀의 화원

지난 1월부터 대단지 아파트가 밀집한 우리 동네에

알콜중독 폐쇄병동이 지어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처음엔 설마...라고만 생각했는데,

(주거밀집지역 한 가운데에...설마...??)

실제 알콜중독 정신병원은 시청의 허가를 받아 건축중이었고

건물이 건축 중인 이상,

그것을 입주민들이 당장 막을만한 방편이 없었다.

부랴부랴 대책위원회가 꾸려지고,

여러번의 시위와 행정소송을 위한 모금운동이 있었지만,

건축중인 건물의 건축을 중지해달라는 요청에

법원은 아직도 선고기일을 미루고만 있다.

법원 심문 방청에도 가고,

법원 앞 시위에도 짬짬이 참여하고,

선거운동 중인 후보들과의 대화에도 참석하고,

허가주체인 시청에도 항의방문을 해 보았지만,

이미 허가를 낸 주체인 시청은

법원 결론을 기다리고만 있는 양상이고

해당지역 국회의원도, 교육감도, 도지사도, 시장도 마찬가지이다.


법원 앞의 일인 시위 그리고 알콜중독 병원 바로 옆 학원 건물에 붙은 플랜카드

처음 이것을 허가해 준 시청에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했을 때

돌아온 시청의 답변은 이것이었다.

현행법 상 학교로부터 200m 안에는

이러한 시설이 들어올 수 없지만

이 건물은 학교로부터 260m 떨어져있다.

단지 종이 위의 60m 숫자

(걸어서 5분도 채 되지 않는 거리)로 인해

우리는 앞으로

알콜 중독 환자들의 외출과 외박이 자유로운 이 병원 주변에서

내 아이와 내게 위험이 닥치지 않기만을

기도하며 살아야 한다.


그 분들 모두를 위험하다고 폄하하거나 비하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는 '님비'라며 욕하지만

뉴스를 보라. 범죄 발생시 음주상태인 가해자의 비율을.

그리고 그들은 음주상태의 심신미약이라는 이유로

자신들이 저지른 무거운 잘못에 비해

지나치게 가벼운 처벌을 받고 다시 세상으로 나온다.

모두가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만에 하나라도 내 가족이 그러한 피해를 입는다면

그때는 누가 우리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을까.


한 해 한 해가 갈수록 세상에 대해

분명하게 알아가는 한 가지는

'정의는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거다.

처음 이것을 허가해 준 시청도

절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시민들의 안전이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진리는 공염불이 된 지 오래인 듯하다.

법원의 판결 또한

얼마나 유능한 변호인을 고용하였느냐에 따라

상식적인 판단과는 다른 결론을 내리곤 한다.


결국, '정의'는

내 가족과 나를 위해

내 손으로 쟁취해야 하는

값비싼 희귀품이 되었다.


지난 번 집회 시위에서

홀로 앞에 나가 연설을 하던 도중

어찌나 울분이 치솟던지...

울분에 못이겨 간신히 연설을 마쳤다.


9월 법원 판결을 앞두고,

오늘은 시청 홈페이지에 민원글을 작성하며

과연 입주민들이 원하는 '정의'는

이루어질 수 있을까.

생각에 잠기는 월요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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