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동산*
동백은 없어도 동백의 느낌은 있어
머릿속 동백들 일제히 피어나
저녁을 물들이며 걸어간다
빛을 가린 울창한 나무들
종가시나무 후박나무 동백나무
품종이 달라도
서로 엉켜 뿌리내린 곶자왈
품성이 달라도
서로 어울려 인생길 걸어가는 우리들
다른 틈으로 물 흐르고 바람 지나가
서로의 숨이 되어준다
마을에서 먼 물 먼물깍
물 마시던 노루와 새 어디 가고
수초들만 비스듬히 누워
고요를 빚고 있다
*제주시 조천면 선흘리에 있는 난대성 상록활엽수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