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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령 박천순 Sep 19. 2024

얼굴 속 바다

얼굴 속 바다

 

노을도 없이 어둠이 든다
바다가 보이던 창에
내 얼굴이 비친다
바다가 얼굴 속으로 들어갔다

청어가 왼쪽 볼에서 헤엄치다
오른쪽 볼로 건너가고
소라고둥이 콧잔등 근처에서 배를 불린다

서우봉*에서 놀던 유채꽃도
검은 바다에 들어 잠이 깊은데
얼굴에서 꽃이 피는가
이마가 간질간질
턱이 발긋발긋

빨려든다, 출렁거린다
물결 층 끝없는 바다가
얼굴 속으로 한 켜 한 켜

무료하던 빈 얼굴이
바다로 가득 차
부풀기 시작하는 숨결
파랗게 일렁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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