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블로그는 3년 전 어느 날에 멈춰 있다.
이름은 ‘Food’. 처음 블로그를 만들었을 때는 꽤
열심히 기록을 채워갔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이름은 나에게 커다란 부채감이 되었다.
블로그를 접었던 이유는 명확했다. 나는 몸이 불편하다. 남들처럼 유명하다는 맛집을 찾아 멀리 이동하거나, 줄을 서서 기다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게다가 나는 무언가를 먹기 위해 일부러 사진을 찍으러 다니는 성격도 아니었다. '음식'을 주제로 한 블로그인데 포스팅할 소재가 없다는 사실은 점차 부담으로 다가왔고, 결국 나는 블로그를 외면하게 되었다.
그 공백의 시간 속에서, 1년 전 나는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조금 더 정제된 글을 쓰고 생각의 실타래를 풀어내는 ‘작가’로서의 삶에 집중하며 1년을 보냈다. 그런데 문득, 3년 전 멈춰 세운 그 블로그가 떠올랐다.
나는 지금도 맛집을 찾아다니지 않는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여전히 나의 상황은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몸의 불편함은 여전하고, 나의 동선 또한 한정적이다. "블로그를 다시 시작했으니 이제 맛있는 곳을 많이 소개하겠다"는 말은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이다. 그런데 왜 지금, 다시 그 문을 열려고 하는 걸까.
맛집이라는 화려한 겉치레를 걷어내고 나니 비로소 보였기 때문이다. 내게 필요했던 건 ‘대단한 정보의 공유’가 아니라, ‘내 곁의 소박한 일상을 기록하는 것 그 자체였다는 것을 말이다. 1년 차 브런치 작가로서 정돈된 글을 쓰는 것도 의미 있지만, 때로는 투박하더라도 내가 먹고 살아가는 흔적들을 편하게 남겨두고 싶어졌다.
이제 내 블로그 ‘Food’에는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화려한 식탁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맛집을 찾아다니지 않는 내가, 내 자리에서 마주하는 솔직한 끼니와 그 속에 담긴 생각들을 채워보려 한다.
소재가 없다는 부담감에 도망쳤던 과거를 지나, 이제는 소재가 없으면 없는 대로, 소박하면 소박한 대로 다시 기록의 걸음을 떼어 본다. 화려한 미식은 아닐지라도, 이것이 가장 나다운 ‘Food’의 기록이 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