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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하고 명료한 인생

지적 행복의 문을 열다

노벨상수상자 네루다시인은 인생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모호하면서 명료하다"라고 말했다.

모호함이란 사람들의 인생경로가 예측불가하여 제각각이란 의미일 게다. 또한 명료함이란 사람은 누구나 한번 태어나면 반드시 죽는다는 뜻이다.

물론 우리도 각자 모호한 인생경로들을 걷고 있다.


현시대에 우리는 선진국 시민의 일원으로 시간적, 물질적 풍요로움 속에 살고 있다. 더구나 인생백세시대에 장년층들은 넉넉한 세월의 제2인생을 살아야 한다.


이 땅의 현대인들 각자의 인생 경로야말로 인생전반부, 후반부가 다양하게 펼쳐 저

그야말로 모호한 삶의 연속이 되고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치열한 생의 인생 전반부를 보내고 후반부의 삶은 잉여의 시간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반면에 일부 지각 있는 사람들은 인생전반기에 아쉬움 속에 남겨두고 가지 못했던 길을 후반기에 차근차근 걸어가는 부류도 있다.


어쨌든 요즘시대는 각종 온라인 오프라인 등 사회활동 플랫폼과 모임들이 넘쳐나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삶을 체험할 수 있는 좋은 시대가 분명하다.

물론 자기만족과 성취감을 얻기 위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여행자 카페, 스포츠 동아리, 악기연주 취미모임 등은 물론이고 건강연구 학회 등이 있고 어떤 이는 사이버 캠에서 만학, 학구열을 불태우기도 한다.


몇몇 ceo는 매일 조찬모임으로 노자, 장자 등 동양고전을 강론받는다.

은퇴자들 몇은 북미 중남미 캬라반 여행 중으로 생생한 여행기를 관련카페에 계속 올리고 있다. 한 중년분은 우리 땅의 지방 260여 시, 군을 도보로 답사하며 체험하는 옛 고산자의 길을 걷고 있다.


요즘 나도 모호한 인생경로에 한 가지를 추가했다.

얼마 전 자연과학세상 학습모임에 가입한 것이다.


문과생의 이과에 대한 뒤늦은 관심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문과 이과를 아우르는 통섭의 관점이다.

자연과학과 인간현상들을 주로 다룬다.

또한 전문지식의 대중화에 기여하고자 하는 리더의 선의가 반영된 모임이다.


수천 명이 상당한 회비를 납부하지만 성실한 리더의 열정과 현란한 멀티지식, 정신세계에 심취하게 되고 매번 감동한다.


또한 정기적 국내외 지구별 현장답사 참여에서 격려와 감동을 받는다.

우리가 한 번뿐인 인생에서 마땅히 알고 가야 할 것들에 대한 지적호기심을 진정성 있게 채워주고 설파해 준다.


우리가 사는 이 땅과 우주와 인간생명에 대한 시간적 공간적 궁금증을 가능한 한 명쾌하게 밝혀준다. 우리는 그동안 천재적 지식인들의 하나같은 오만과 독선에 피로감을 느꼈는지도 모른다. 또한 그들 세상과 철저히 분리되어 일개 지식 소비자로서만 살아왔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이 모임은 누구보다도 겸손하고 신실한 천재적 리더의 강연과 현장체험으로 참가자를 아우르고 감동시킨다.

우리의 생명과 이 땅과 우주를 좀 더 명확하게 설명하고 이해시켜 준다. 그러한 과정에서

인생의 여정이 한층 풍요로워짐을 느낀다.


나는 인생 장년기에 들어서 지적 행복의 문을 발견한 것 같아 다행으로 생각한다. 이처럼 모호하지만 명료한 삶 속에서 유한한 인생이 다독여지고 초연해지고 안정감을 찾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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