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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꽃길

간월호반 꽃길

 아름다운  이 길이 두 종교의 가교가 되

성심과 불심, 모두로부터 위로받는 피안의 백일홍나무 꽃길이 되었으면 좋겠다.ᆢ


간월호반에 명품 꽃길이 탄생될 것 같다. 서산에 명소들이 많지만 이곳 서산간척지 호반길에도 명소탄생의 서광이 보인다.

해미에서 간월도에 이르는 장장 삼십 리 길에  멋스러운 백일홍나무 가로수가 식재되었기 때문이다. 백일홍나무의   정명은   배롱나무이며 수피가 매끈하고 아름다워  미인목이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다.


나의 어린 시절에는  애칭으로 간지럼나무라고 불렀다.  수피가 매우 얇아 살짝만 접촉해도   수관까지 흔들리는  민감성  때문에

이런 친숙한 애칭이 붙은 것 같다.


 나무꽃이 드문 한여름부터 초가을까지 백일에 이르는 동안 진홍색, 분홍색 등의 우아한 꽃을 감상할 수 있는 고품격의 나무이다.


간월 호반길은 그동안 지자체에서 아름다운 꽃길 조성을 위해 애쓴 흔적들이 역력히 보인다. 삼십여 리 호반길에는  코스모스가 무더기로 자라나고  금계국, 꽃양귀비,유채꽃 등이 올해도 간헐적으로  여기저기 피어나고 있다.

아마도 이들은  지난 어느 해던가  이곳 가로변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꽃들의  흔적으로 생각된다.  씨앗이나  숙근들이 뒤늦게 발아되어  존재감을 애써 내보이는 듯하다.


하지만 이제는 매년 일회성 초본의 꽃길조성을 뒤로하고  야심차게  반영구적 백일홍나무를 심는 프로젝트를 계획한 것 같다.


이곳은 꽃길로써 천혜의 장소가 분명하다.

무려 거리가  삼십 리에 달하고  장애물이 거의 없는 호반길이,  끊임없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삼십 리 생화의 나무꽃길, 상상만 해도 장관이  따로 다.


서산간척지는 천수만의 간월도를 중심으로  A.B지역으로 나뉜다. 그리고 양쪽에 드넓은 간월호와 부남호라는 담수호를 만들어 놓았다.

또한 주변에 조성된 광활하고 확 트인 농경지는 호반 제방의 가로수꽃길을 돋보이게 할 것이다.


이곳은 천수만 내해를 막은 곳으로 새만금과 함께 우리의 최대 간척지 중 하나이다. 사십 년 전,   현대 정 회장은 탁월한 식견과 기발한 유조선 물막이 공법으로 이곳을 건설했다. 그 당시 우리의 최대 현안이었던 식량증산의 농지확보 드라이브정책은  이곳의 간척사업에 추진력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수십 년이 지난 오늘에 이르러 상황은 반전 그 자체가 되었다.  제방을 허무는 역간척시대에 도래했다니 격세지감이다. 식량증산을 위한 농지확보의 편익보다 갯벌을 살리는 생태복원이 우리 선진시민에게 더 유익하기 때문이다.


경인 아라뱃길이 무역수로의 기능보다 걷기 길, 자전거길과 수상래저기능이 더 활성화 되었듯이 이곳 간월호반길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아름다운 백일홍나무 명품 꽃길의  탄생으로 자전거길 또는 자동차  조망 코스와  호반주변의  레저기능이  더 전망이 있어 보인다.


바다를 막고 강을 막아 물의 흐름을 거스르는 자연의 역행은 자연친화, 생태복원이 화두인 요즘의 첨단사회에서는  어불성설이 되었다.


이제는 내해인 천수만의 기능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 그 옛날, 안전한 수로의 기능을 다하려고 안면반도를 섬으로 만들고 굴포천에  수로를 더 뚫어 도성인 서울로 향하려던 연결의 통로흔적이 바로 이 지역에 남아있다.

이러한 물리적 수로연결의 노력은 옛날의 일이다.   하지만  삼십 리  백일홍나무 꽃길의 조성을 통하여   더 큰 관념적 연결이 지금 이루어지고 있다.


이곳 백일홍나무 꽃길은  해미에 위치한  천주교국제성지와 간월도의 유서 깊은 불교사찰인 간월암 간, 가교의 꽃길이 형성되는 샘이다. 지자체의 담당부서는 이점도 부각하여 스토리텔링을 준비하는것 같다.


아무튼 구한말 신유, 병인박해 때 순교당한 무고한 영혼들이  이곳에서  아름다운 꽃길로 연결되어  성심과 불심, 모두로부터 위로받는 피안의 백일홍나무 꽃길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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