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디 올 뉴 싼타페는 테일게이트와 3열 공간을 중심으로 전체적인 크기가 커지며 정통 SUV의 스타일을 갖춘 것이 특징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각진 형태가 되고, 무게도 무거워졌습니다. "혹시 연비가 떨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 드는 것도 어떻게 보면 당연합니다.
하지만 디 올 뉴 싼타페의 연료 효율은 오히려 좋아졌습니다. 2.5 가솔린 터보(18인치 2WD 기준)의 연비는 11.0km/ℓ로, 4세대 싼타페의 동일 사양보다 0.2km/ℓ 상승했습니다. 그 비밀은 바로 디 올 뉴 싼타페의 디자인에 있습니다. 세부적인 부분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공기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요소들로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자동차가 달리면서 가장 많은 저항을 받는 부분이 바로 전면부입니다. 전면부에서 공기가 부딪히는 면적을 최소화해 조금이라도 더 원활한 흐름을 만들어내는 것이 관건입니다. 이를 위해 디 올 뉴 싼타페는 우선 전면부에 입체적인 형태를 더했습니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 그릴 사이에 단차를 두고 경사면을 만들었습니다. 이 경사면을 통해 공기가 차체 위쪽으로 수월하게 흘러가도록 했습니다.
최근 현대자동차 라인업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액티브 에어 플랩도 디 올 뉴 싼타페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엔진 냉각이 필요한 순간에는 플랩을 열고, 평상시에는 차 내부로 통하는 공기를 막아 저항을 줄여주는 방식입니다. 디 올 뉴 싼타페에는 범퍼의 H자 형상을 중심으로 각각 위, 아래에 두 군데의 액티브 에어 플랩이 존재합니다.
범퍼 양쪽 측면에는 각각 세로형 에어 덕트가 위치해있습니다. 에어 플랩이 닫힌 상태에서 공기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차체 측면으로 유도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차체 정면에서 덕트까지 흘러가는 면은 수월한 공기 흐름을 위해 곡면 처리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덕트로 들어간 공기는 브레이크 냉각 같은 부수적인 역할을 함께 수행합니다.
디 올 뉴 싼타페의 측면은 평면 그 자체입니다. 특징적인 캐릭터 라인 하나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덕분에 공기의 흐름은 최소한의 간섭으로 차체 후방까지 이어집니다. 측면의 굴곡은 휠을 감싸는 휠 하우스의 볼륨감 뿐입니다. 그마저도 휠 하우스 앞쪽과 뒤쪽의 반지름을 변화시켜 공기가 매끄럽게 흘러갈 수 있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디 올 뉴 싼타페의 테일게이트는 평평한 형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루프와 측면 모두에서 직각으로 깎인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는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도 좋은 형태입니다. 와류를 일정한 부분에서 발생하게 유도하고 최소화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입니다. 테일게이트 위쪽에는 차 지붕 끝부분을 좀 더 길게 빼 와류를 줄이기 위한 리어 스포일러가 장착됩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적용된 디 올 뉴 싼타페의 공기역학 계수는 0.29에 불과합니다. 공기역학 계수란 자동차가 공기저항을 받는 정도를 0에서 1 사이의 숫자로 나타낸 것입니다. 0에 가까워질수록 공기저항을 덜 받는다는 의미입니다. 0.29는 이는 공력성능을 최적화한 디자인의 준중형 세단과 비슷합니다. 동급 중형 SUV의 평균적인 공기역학 계수가 0.33 정도라는 것을 생각하면 더더욱 굉장한 수준입니다.
디 올 뉴 싼타페의 공력성능은 사실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개발 경험이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공기저항을 줄여 전기차의 항속거리를 늘리는 노하우와 기술력이 디 올 뉴 싼타페에도 적용됐기 때문입니다. 3열 테일게이트, 실내 공간 활용성에 이어 공기역학 성능 개선으로 연비 향상까지. 디 올 뉴 싼타페가 소비자들에게 더 완벽한 차로 다가갈 이유가 한 가지 더 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