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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림진 Oct 05. 2023

마침 오늘 월경시작인데 수영 안가면 안되나?

운동을 안하고 싶은 핑계

4월부터 시립체육센터의 수영장을 다니고 있다. 아이들을 등원시키고 10시부터 월,수,금요일 하는 수업이다. 첫날에 수강신청을 뭣도 모르고 해서 실력에 맞지 않는 반에 들어가서 하루종일 숨이 턱까지 차서 온몸의 근육통으로 고생했다. 진통제를 먹어가면서 앜으로 그렇게 체력을 길렀다. 가급적 결석은 하지 않는 방향으로 했다. 그렇게 6월부터는 아이들 여름방학 대비로 새벽 6시 수영을 다니기 시작했다. 5시 30분 일어나서 옷만 갈아입고 갔다가 7시 30분에 집에 와서 하루를 시작하는 그런 일정이었다. 나름 8월말까지 잘해왔다. 그런데도 살은 빠지지 않았다!!!다만, 체력이 좋아져서 아이들에게 짜증내는 일이 줄었고, 낮잠없이 하루를 활동하는 아이들에게 뒤처지지 않았다. 


그런데 8월말 아이들이 아데노바이러스 라는 몹쓸 열감기에 걸렸다. 둘째는 고열로 5일을 넘게 낮밤 가리지 않고 열이나고 첫째는 뒤이어서 열도 나고 눈병으로 눈도 뜨지 못하고 안과를 매일 내원했다. 그렇게 9월 둘째주까지 나는 수영장에 가지 못했다. 그리고는 정신차리고 나니 추석이 되었다. 재수강 기간을 잘 못 알아서 새벽반 수업을 재수강하지 못했고, 인원이 다 차서 다시 오전반 수업만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래서 10월은 화,목 10시 수업으로 수강신청을 했다. 


오늘은 10월의 첫 수업 목요일. 나는 아주 많이 고민했다. 저번달처럼 아이들이 아프면 어떡하지, 여차저차 못 갈 것 같은데 수강신청을 지금이래도 취소할까? 오늘부터 월경시작인데 오늘은 안가면 어떨까? 어제 영상으로 필라테스를 했는데 꼭 수영 해야하나? 오늘 등원도 늦었는데... 정말 수업시간 끝까지 고민하다가 수영장 주차장에 갔더니 주차할 자리가 1도 없다. 이대로 집에 가야하나 싶기도 했는데, 이미 왔으니 뛰어들자 하고 들어갔더니, 수강신청을 또 내 역량과 맞지 않게 했다. 나는 쪼렙인데 A반이라니... 이럴수가. 


나는 새벽반 같은 선생님을 찾아서 수강한 죄밖에 없다. 그런데 선생님이 나를 알아보시곤 앞쪽 순서로 배치해주신다. 그렇게 자유형 100미터 4바퀴, 배형 100미터 4바퀴, 접형 100미터 2바퀴, 스타트 5번정도를 하고 샤워를 하고 왔다. 아, 그런데 왜이렇게 상쾌하지. 


오늘 수영을 안 할 이유는 차고 넘쳤다. 어제 아이들이 11시쯤 잠든것도 힘든일이고, 추석이 얼마 지나지도 않았고 개천절을 포함한 연휴에 아이들 뒤치닥거리를 하려면 오늘은 좀 쉬어줘야 한다. 월경 첫날이니까 수영장에 안가는 게 더 내 몸에 좋지 않을까? 충분한 운동 꼭 해야할까? 그냥 쉬면 안되나? 그런 변명들. 


모든것들이 이유가 되는 데 그냥 한다. 그러면 더 성장하고 즐겁다. 

현재에 집중하고 지금을 즐겨라. 카르페디엠. 현재를 잡아라. 내일이란 말은 최소한만 믿어라. 하쿠나마타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대해 걱정하지 말아라. 


아이들이 아픈것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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