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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림진 Mar 13. 2024

위대한 개츠비 - 대도시의 찬란한 어스름속에서 외로움

외로워 말아요.

p.75 대도시의 찬란한 어스름 속에서
나는 간혹 저주받은 외로움을 느끼고,
그것을 타인들이
해 질 무렵,
거리를 서성이며
혼자 식사할 수 있는 시간이 오기를 기다리는,
그러면서 자기 인생의 가장 쓰라린 한 순간을
그대로 낭비하고 있는
젊고 가난한 점원들에게서도 발견하였던 것이다.

책 -위대한개츠비 

사진 - Mario Häfliger


나의 이십 대, 삼십 대도 그랬던 것인가 싶다.

나는 어떤 사십 대를 맞이하고 싶은 걸까?


간혹 저주받은 외로움을 느낀다.

라는 문구가 마음속 깊이 와닿았다. 시간을 보내고 견디며 일을 끝내고 퇴근하고 그런 외로움을 느낄때가 있었다. 그런 쓰라린 한 순간을 그대로 낭비하고 있다는 표현.

가혹하지만, 맞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은 부유하거나 가난하거나 늙거나 젊음에 상관하지 않고 느껴지는 것이라고.


외로움을 거슬러 올라가면 혼자 집에서 TV를 보며 과자로 시간을 보내던 어린 아이였던 시간들이 기억난다. 내 아이들은 나와 다르게 TV에 오랜 시간 보내지 않으며 엄마와 아빠의 부재 없이 지내지 않는다.

사랑받고 보호받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은 얼마나 깊은 충족감일까? 아이들의 미래가 기대된다.

아이들이 인생의 가장 쓰라린 한 순간을 그대로 낭비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과 기대다.


개츠비에서의 파티와 아이들의 홀로 있는 시간에 대해 생각하다보니, 예전 엄마의 계모임에서 매달 한 번씩 가족끼리 만나서 많은 음식과 시간을 보내던 기억이 난다. 나에게 파티는 그 이후에는 결혼식들밖에 없었다. 그러니 정기적이고 이렇게 개츠비처럼 매번 하던 파티는 엄마의 계모임밖에 없다. 그 무리에서의 여러 가족들 중 아이들은 대부분 잘 자랐지만, 몇몇은 혼자 남은 외로움에 정말 비참할 정도였고 그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다. 그런 사실이 안탁깝다.

나의 인생은 점점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내가 굳건하게 있음으로 아이들과 함께하는 일상. 매일 아이들 밥을 차려주고 배움을 봐주고 사과를 깎고, 글을 쓰고, 책을 읽고, 고민을 하고, 흘러가는 일상이 값지게 생각되었다. 감사합니다.


당신도 나도 외롭지만, 우리에겐 가족이 있다.

"혼자여도 가족이야? 결혼하지 않고도 가족이야?" 얼마전에 아이가 물었다.

혼자여도 가족이라고 말했다.


혼자 식사할 수 있는 시간이, 가족과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시간이 오기를 기다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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