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우 Oct 22. 2023

현재 교육은 유용한가

오늘을 기록하다

시작은 아들의 학교에 대한 문제제기였다. 지금의 학교는 지식 습득에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숙제도 필요없다고 했다. 물론 이 문제 제기의 저변에는 학교가기 싫음과 공부하기 싫음의 내면적 욕구가 커다랗게 자리 잡고 있음을 안다. 그래서 보통 등짝 스매싱이나 호통으로 마무리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이 질문은 최근 며칠간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생각해보면 현재의 공교육은 ‘도구’에 불과하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대학 입시를 공정한 평가를 위해 변별력을 기르고, 그로 인해 불필요한 허들이 너무 많아졌다.


사회적 변화도 많아졌다. 무한도전의 김태호 PD가 되고 싶다면 먼저 좋은 대학을 들어가고 방송국 시험을 잘봐서 프로그램 연출을 하기까지 숱한 통과의례를 해야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냥 유튜브 채널 하나를 운영해보고 거기에 많은 구독과 조회가 있는게 더 유용한 경력으로 인정받을 것이다. 즉, 기업의 필요 인재가 이러하다면 교육 역시 큰 변화가 필요하게 된다.


아들에게 저 질문을 처음 받았을 때 나의 첫 답변은 ‘사회화’였다. 필요 지식의 습득이 비효율적이라도 학교라는 조직이 가지는 사회화의 기능은 어디서도 쉽게 할 수 없는 것이다. 애석한 것은 교사의 사명감도 예전 같지 않거니와(업의 사명감은 나중에 따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교권 문제도 심각하다. 사실 이는 우리 사회가 초래한 면도 있다. 왜냐하면 현재의 교육은 결국 사회적 신분 상승을 위한 ‘도구’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옆길로 좀 새자면, 개인의 수명이 100세에 다다르면서 성인은 더 많은 교육이 필요하다. 성인이 된 후의 교육은 대개 노동을 수반하고, 자본주의 성향상 분업하고 전문화함을 고려한다면 지극히 협소한 업무 분야에 높은 전문성을 개인에게 요구한다. 이것은 숲에서 나무만 보고 사는 격이니 다른 업에 활용하기 어려운 능력이 될 것이다. 현 시대의 성인은 아마 죽을 때까지 배우는 인간일 가능성이 크다.


“아빠도 숙제하기 싫었어. 그런데 하기 싫어 아무리 미뤄도 결국 해야되더라구. 심지어 학교 때 안한 숙제는 어른이 되어서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었어. 아빠가 도와줄 수 있는 건 다 해줄께.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이야기해. 그리고 아들, 나눗셈은 살면서 꽤 많이 쓰는 거거든?“

매거진의 이전글 테니스 시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