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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우 Jun 02. 2021

창업 3년, 그 다음은?

무엇을 해야할 줄 모르는 창업자에게

“교수님,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창업 3년이 넘은 스타트업에게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이다. 3년이면 시장에 대한 이해나 사업 안목도 꽤 성장했지만, 아는 것이 많아져서 더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도전만이 아니다. 도전과 더불어 실패도 필요하다. 


아마존은 야심차게 스마트폰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파이어폰(Fire Phone)’을 만들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이케아는 소파 무게 때문에 소파 밑 청소가 어려운 것을 고려하여‘에어 소파(Air Sofa)’라는 제품을 만들었다가 결국 실패박물관에 전시했다. 아이팟의 아버지이자 네스트랩스(NestLabs)의 창업자인 토니 파델(Tony Fadell)은 과거 10년 동안 실패를 겪었으며, 투자 설명회를 80번이나 가졌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이 모든 실패들은 단순히 실패에 불과한 것일까. 


토스(Toss)의 이승건 대표는 실패 스타트업을 표방한다며 이것이 토스의 원동력이라 이야기했다. 상품과 서비스가 실패할 때마다 ‘실패 파티’를 열어 사례 분석 후 팀원들에게 선물을 준다. 마켓컬리 역시 조직원이 함께 회고하는 문화가 있다. 지난 프로젝트에서 각 팀이 어떻게 했더라면 더 나은 결과가 있었을지 알 수 있게 된다. 실리콘밸리의 실패 공유 모임인 페일콘(Failcorn)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이렇듯 스타트업은 실패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 그리고 그 실패는 스타트업의 또 다른 자산이 된다. 


좋은 실패와 나쁜 실패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간단히 생각하면 비용이 크게 소진된 실패는 나쁜 실패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좋은 실패는 단순히 비용의 규모가 작은 실패일까? 좋은 실패는 조직을 해하지 않으면서 소통을 통해 경험이나 방향성을 도출한 실패를 말한다. 성공한 스타트업에게 성공확률을 물어보면 1% 미만으로 답한다. 결국 스타트업은 감내할 수 있는 작은 실패는 많이 할수록 좋다. 소극적으로 행동하며, 실패를 경험하지 않은 스타트업에게 혁신은 없다. 


스타트업에게 도전은 부담이다. 보유한 자원이 일반 기업보다 적으므로, 자원을 더 효과적으로 쓰기 위해 매번 더 신중해진다. 이러한 신중함이 스타트업 특유의 속도와 실험 정신을 더 약하게 만들 수 있다. 스타트업은 수비수의 마인드보다는 공격수의 마인드가 필요하다. 아홉 번의 실패라도 한 번의 성공이면 충분하다. 지금의 실패는 다음 성공과 가까워지는 증거이다. 소설가 피츠제럴드의 말처럼 우린 한 번의 실패와 영원한 실패를 혼동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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