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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말이야

by 박지선

선대부터 있던 아이들도 있고
1년 채 안된 새깽이들도 있고

오늘은 말이야

온종일 너희 바라기가 되고 싶어
말없이 잘 자라주는 게 고마워서

키가 부쩍 크고 잎이 무성해 지고
때때로 꽃을 피우고 지우는 순환

오늘은 말이야

새로이 피어나는 작은 존재를 위해
빛바랜 일부를 가지치기를 해줬네

살아있는 모든 것은 순환하니
새로워질 때면 비워내야 하지

가지치기는 따뜻한 손길
잘 자라게 하기 위함이니

오늘은 말이야

어여쁜 초록이들을 어루만진 손길로
내 마음과 주변을 정리해야 겠어

시들해진 마음에 생기를 되찾기 위해
굽은 허리를 곧추 펴고 하늘을 봐야 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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