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하늘이 이름난 노리꾼이란 노리꾼은 죄다 불러 모아
거나하게 굿상을 차린다
눈치 빠른 강물이 잽싸게 장구채를 집어 들고
장단을 친다
“땅도 땅도 내 땅이다~ 조선 땅도 내 땅이다~”
장단에 맞춰 바다가 속치마를 들어올리고 하얀 손수건을 흔들며
살풀이를 춘다
제 흥에 취해 하늘이 곯아떨어지면
굿의 끝판은 우리 차지다
“자, 하나 둘에 뛰는 거다~ 하나, 둘 뛰어~”
산 넘어 두 마지기 논이 새빨간 토사물에 썩어가는 동안
우리는 파도를 외줄 삼아
줄타기를 한다
타들어 가는 애비 속도 모르고 신발까지 벗어 들고
날궂이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