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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by 망고

눈이 오다가 햇살이 쨍하게 비치고 다시 눈이 펑펑 내렸다. 날씨 참 이상하다.


꽃과 눈을 함께 볼 줄이야.


초등학교 4학년 수업 시간에 자기 자신을 무언가에 비유하는 활동을 한 적이 있다.

B4 크기의 색지에 그 대상을 그리고 색칠한 뒤, 설명을 쓴다. 그리고 롤링페이퍼처럼 학급 내에서 각자의 종이를 한 바퀴 돌려 반 친구들이 작품을 본 뒤 느낀 점을 적어 준다.


그때 나는 나를 하늘에 비유했다. 하늘의 상태가 시시각각 변하듯 나의 감정도 종잡을 수 없이 휙휙 바뀐다고. 그때는 그것이 사춘기라고 생각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아무것도 몰랐기에 그토록 안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날씨가 계속 바뀌니 친구들이 힘들어했다. 옷을 얇게 입고 온 친구는 눈이 내릴 때, 두껍게 입은 친구는 갑작스러운 기온 상승과 더불어 햇빛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 때 투덜대었다. 흐린 날보다 맑은 날이 주로 선호되지만, 나는 조금 오랫동안 날이 흐리더라도 약간이나마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변하는 날씨가 마음에 든다.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내가 불안정하고 예측 불가해서 그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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