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잔 밑이 다채롭다’
뇌섹남 타일러 특강 소감문
타일러 라쉬 ‘등잔 밑이 다채롭다’
“다양성에 대해서 언급을 하면 사람들이 불편해하더라”라고 처음 말을 시작하는데 '어쩜 나의 마음을 이렇게도 잘 알지'라는 생각을 하였다. 그렇다 다양성 존중이라는 것이 어찌 보면 좋은 말이면서도 생활 속에서 실천하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내 생각과 다른 사람의 생각이 더해져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좋은 것인 줄 알면서도 막상 내 의견에 부정적인 말을 들을까 봐 걱정하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틀렸다는 흑백논리도 가지고 있으니 사람의 행동은 변하기 참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타일러 라쉬는 그런 나의 생각과 걱정을 꿰뚫었는 것처럼 과학교사인 나에게 흥미로운 소재인 도도새 멸종 이야기로 흥미를 이끌어 나갔다.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을 제거해 버리면 생존하고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린다”라는 것이다. 생태학자들은 포식자들이 몇 종이 있는지에 따라 이 생태계가 지탱할만한가를 가늠한다고, 또한 독이 있는 문어, 곰팡이 등을 이용해서 약품개발에 사용한다는 이야기를 하며 좋은 것도 해를 끼치는 것도 크게 보면 우리에게 혜택을 준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특히 주식 이야기를 하면서 다양한 투자 방식이 생존을 보장해 준다는 이야기에서 나는 요즘 교사로서 내 전문성을 어떻게 키워야 하나가 고민이었다. 16년 동안 수업연구, 업무처리, 진학(고3) 등 다양한 곳에 전문가가 되고 싶었지만 그건 나의 한계고 실제로는 한 개 분야에도 전문가가 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 한 우물만 파야 되는 것인가라는 생각에 한 번씩 슬펐다. 그런데 관점을 바꾸어 보면 이런 여러 가지 일을 할 줄 아는 것이 한 종류만 할 줄 아는 것보다 임기응변에 강하다고 하니 지금 나에게 가장 위안이 되는 말이었다.
최초의 한글 교과서를 만든 사람도 외국사람, 한글 문장에 띄어쓰기가 생긴 점, 이승만 대통령의 영부인 등 단일 언어고 단일 민족라고 생각했는데 이러한 한국적인 것에 다채로움이 스며들어 있었다는 것에도 놀랐다. 그리고 서로 다른 관점에서 의견을 나누며 시야의 확장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들으니 공감이 갔다. 아이스크림 사례, 나이키 사례 등을 말해주었다. 우리가 이런 다양한 관점을 받아들일 수 있으려면 수직적 관계보다는 수평적 관계로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며 이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다양성 존중과 포용성을 지니는 용기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저출산보다 더 아래인 비출산 시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생태계 종의 다양성의 파괴 등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지만 해결방안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었다. 마지막에 Q&A시간은 굉장히 도움이 되었는데 특히 첫 번째 질문자가 ‘다양한 사람들과 토론을 할 때 의견이 맞지 않을 때 어떻게 수용을 해야 하나’라는 질문은 나의 상황과 비슷했다. 나는 늘 교사, 학생, 학부모 등 사람들 관계에 둘러 싸여있고 그러다 보니 의견이 대립되는 경우가 있는데 나와 의견이 맞지 않으면 쿨하게 지나가기 참 어려웠기 때문이다. 타일러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내 의견을 꼭 접어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오 뭔가 마음이 편안해졌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 속에서 타인을 이해하고 시야를 넓힐 수 있다고 했다. 만약 그 타인이 말을 안 들어준다면 그 사람만 손해라니, 왜냐면 우리는 양쪽 다 시각을 알지만 그 사람은 반토막만 아는 것이 아니냐. 소통을 통해 갈등을 풀어나가는 것, 상대방의 논리와 입장을 이해하고 시야를 확장하는 것 이것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타일러 라쉬가 한 번씩 말하는 것들이 “어쩜 같은 말이라도 저렇게 깊이 있게 설명하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오늘 강의에서 또 한 번 감탄을 했다. 나는 질문을 잘하는 사람은 용기 있고 배움의 자세가 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오늘 나보다 우리 윤 O랑 은 O가 마이크를 들고 질문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서 너무 어른스러웠다. 그리고 많은 사람 앞에서 우리 반 학생이라는 것에 대단히 자랑스러웠다.
집에서 이러 저런 내용을 남편과 이야기하다 보니 남편은 또 다른 시각으로 비판할 점을 이야기했다. 예를 들어 타일러 라쉬가 한국에서 차별을 이야기했는데, 남편은 어느 나라나 차별은 존재하고 미국은 더 심하며, 손흥민 선수를 무시하는 별명도 짓지 않냐.. 그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그래도 포용적이라고 그러는데.. 얼추 들으니 또 남편 말이 틀린 건 아니다. 우리나라 차별이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외국도 심하다는 것을 생각해 보니 도대체 아이들에게 차별에서 보호해 줄 수 있는 나라는 자기 나라 말고는 있나 싶다. 아 그래도 캐나다? 뉴질랜드? 이런 점에서도 남편과 다시 대화를 하니 다른 시각으로도 생각이 든다. 우리 학생들과도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배우고 식견을 넓혀가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아.. 같이 들었는 학생들과 의견을 나누었고 이에 대한 생기부 후속탐구는
- 다양한 나라의 식문화의 원인과 우리나라 음식에 융합할 점?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무엇을 해야 할까?)
- 한국 사회에서 차별과 관련된 법과 이에 대한 문제점 및 해결방안
- 저출산 시대 다문화와 다양성 존중을 이끌 수 있는 교육적 홍보방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