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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리 Nov 06. 2024

잡생각만 많고 실행이 어렵다면...

초보의 글쓰기에 대한 글쓰기 – 기획은 넣어 두고 Just Write!

실현 가망이 없는 일들을 막연히 그리어 볼 때가 많다면,

이루지 못한 미완의 계획이 많은 껄무새라면,

지금 당장 글을 써 보세요.

공상 혹은 망상은 줄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하나씩 보일 겁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현실이고 실행입니다.


[지난 줄거리]

  브런치 스토리 작가의 여정의 도움으로 10/27까지 3편의 글을 올림으로써, 일단 내 글이 세상과 만났고, 앞으로도 글을 발행할 수 있게 되었다. 혼자였으면 다짐으로만 그쳤을 글을 낳았다. 노트북에서 잠만 쿨쿨 자고 있었을 내 글이 세상으로 나가 사람들을 만났다. 라이킷 알림이 뜨면 세상에~~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 이제 문제는 꾸준히 쓸 수 있는 분야를 고르는 일, 글쓰기 기초체력 향상 전략, 무엇을 얼마큼 쓸 것인가에 대해 계획하기... 등등, 여전한 망망대해. 잘 쓰고 싶고 칭찬받고 싶고 이런 마음을 일단 넣어두고, 무조건 1주일에 글 1개는 발행하기로 다짐해 본다. 이 역시 다짐으로 그칠 것인가, 아니면 지금부터 연말까지 꾸준히 일주일에 1개씩, 글쓰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2024년 10/27까지 3편의 글을 올리고, 뒷유리창에 초보를 붙이긴 했는데, 아직까지도 동네를 벗어나기가 두렵다. 실제로 글을 쓰기보다는 글쓰기에 대한 생각 아니 망상이나 공상을 많이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이제 겨우 글을 쓰기 시작했고, 1주일에 1개의 글을 발행하는 것도 버거워하면서,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것은 원대하면서도 막연하기 이를 데 없다. 가령 내가 책을 쓰게 된다면 무엇에 대해 쓸 것인가, 그리고 책의 목차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오늘은 목차를 뽑아봐야겠다 등등 정말이지 이렇게 앞서 갈 수가 없어요 ㅠㅠ


  브런치 스토리에 글을 3개 올렸다고 해서 자동으로 글쓰기 습관이 생길 줄 알았던 것은 아니지만 역시나 난 너무너무 예전 그대로였다. 매일매일 30분 이상 쓰기, 일정한 시간을 정해 놓고 무조건 쓰기 - 이런 글체력이나 글근육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시간마다 요일마다 글쓰기를 방해하는 핑계의 연기 모락모락~~!!

  샤프심 같은 나의 의지력이여ㅜㅜ 

  그러다 어느 날 문득, 글을 읽는 것에만 그치지 말고 읽은 책에 대한 서평을 쓰는 것으로 글쓰기를 이어 나가 보기로 다짐한다. 「초가공식품」이라는 책을 읽었고, 이에 대한 서평을 써서 지난주 수요일에 발행했다. Chat GPT 또는 출판사나 다른 사람의 서평 등에 의존하지 않고 내 맘 가는 대로 한 땀 한 땀 써보자고 시작한 서평, 일단 시작은 하게 되어 뿌듯했다.


  지난주에 맘먹은 대로면 매주 수요일마다 새로운 서평이 완성되어야 했다. 그런데 2회차인 오늘부터 벌써 실패다. 한강 작가의 인터뷰에서 언급된 책, 조해진 작가의 「빛의 멜로디」를 읽었다. 내가 스스로 고른 책이 아니라 유명 작가가 최근에 읽었다고 하니까 나도 읽어봐야지 하는 호기심이 책을 고른 이유였다. 원래 문학작품인 소설의 서평이 비문학이나 실용서 보다 더 어려운 것인지, 아니면 평소 실용서를 더 많이 읽는 나의 개인적인 성향인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전쟁과 생명, 다른 이를 살리는 삶에 대해 자력으로 A4 1페이지 이상의 글을 채우는 것은 아직은 무리라고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내가 어떻게든 글을 발행하기로 한 수요일은 왔고, 쓰고자 했던 서평은 이렇게 멈춰 버렸다. 그렇다면 기획 중인 “초보 작가의 글쓰기에 대한 글쓰기”를 써야 하는데, 전략이나 전체 플랜 없이 글을 쓰는 것은 왠지 방향성이나 컬러가 없는 것 같아서 망설이게 된다. 대단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내 글을 읽어 주는 사람들에게 작은 울림이라도 주는 좋은 글을 쓰고 싶다. 기대를 버리자고 다짐하고 내 속의 인정욕구를 퍼내고자 아무리 애를 써도 그게 쉽지 않은 건지, 칭찬받는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은 없어지지 않는다. 


  그러다 문득 이럴 생각을 할 시간에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글부터 쓰고 보기로 했다. 

  '이제 막 글쓰기를 시작한 초보 작가인데, 콘셉트나 목차가 다 정해지지 않았어도 괜찮다, 일단 쓰기 시작하고 쓰면서 구성해보자, 내가 쓴 글을 읽고 수정하면서 제목도 달아보고, “초보 작가의 글쓰기에 대한 글쓰기”의 앞으로의 전략도 모아보자. 아 그리고 인생 살면서 알게 된 또 하나의 진실, 남들은 생각보다 나에게 관심이 없다. 남에게 잘 보이기보다는 나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는 글을 쓰자. 일단 쓰고, 쓰면서 생각하자!'


 

 저는 이렇게 제 글 (또는 책)의 콘셉트나 아우트라인이 미완인 체 글을 쓰고 있어요. 왜냐면 저는 원래 기획이 앞서고 실행력이 약한 사람이거든요. 사람마다 저마다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글쓰기 역시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시면 좋을 것 같아요. 하루에 1시간은 무조건 쓴다고 정했을 때 그런 약속을 정말 잘 지키시는 분이라면 그런 분들은 쓰고 계시는 글이 어떤 콘셉트로 묶일 수 있는지 점검해 보시는 것도 좋을 거예요. 꾸준히 쓸 수 있는 끈기가 있는 분이라면, 무조건 계속해서 쓰기보다는 전략이나 플랜을 정하고 거기에 맞춰 써내려 가는 것도 좋은 글쓰기 방법이 될 겁니다.


  직접 글을 쓰지 않고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만으로는 글쓰기 체력이 향상되지 않아요. 운동이나 다이어트도 생각만으로 성공할 수 없는 것과 비슷합니다. 운동을 할 때 PT를 받으면 어떤 점이 좋을까요? 여러 가지 장점이 있지만 특장점은 (아까운 내 돈 날릴 수 없고, 스케줄 틀어져서 민폐 끼칠 수 없으니) 무조건 가게 된다는 것이죠. 약속을 했으니 일단 무조건 간다. 가기 싫은 날도 PT 받고 나면 운동하러 오기를 잘했다는 개운함이 들어요. 수요일에 글 1개 발행은 작가가 꿈인 나와의 약속이라 생각하고 무조건 써보려 합니다. 부족함이 많고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글이라도 약속을 지키고 꾸준히 쓰다 보면 저의 글쓰기 체력, 좋아지겠죠? 

  지금 이 글을 읽고, 롸잇 나우, 바아로 글쓰기 실행하는 독자가 한 분이라도 계신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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