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정하고 나서는 모든 것이 일사천리였다.
11월 14일 드디어 회사 나의 육아휴직이 결재가 완료되었다고 회사 메일에 알람이 뜬다.
단단하다고 생각한 내 마음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회사를 처음으로 자유롭게 떠나 직급에서 해방되어 엄마 그리고 내 이름 세 글자로 살아가는 시간
내가 얼마나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그리고 이젠 회사에서 나의 부재 시간에 내 존재감이 없어질까
벌써 난 떠나기 전에 복직을 걱정하는 똥멍청이였다.
그 걱정으로 몇 주의 시간을 흘려보냈다.
신랑이 말했다 결과를 내려하지 말고 지금을 보라고
다시 정신 차리고 오롯이 나에 대해 생각하기로 했다.
이젠 떠나기 전까지 한 달 하고 보름이 남았다.
육아휴직 삼 개월이란 시간 동안 무얼 할 수 있는지
미루지 않고 진중하게 고민해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워킹맘이라 아이와의 관계 형성에 부족했던 시간을 몰타에서 서로에게 의지하며 보내며
나의 13년 회사에 소속되어 나 나름 쉬지 않고 달려온 회사 생활을 내려 두고 내면의 허기진 부분을 채우고 싶었다.
일단 모든 계획은 항공권부터 끊고 생각해야 할 일이다.
일단 내가 생각하는 항공권
국내 메이저급 항공사 예약
-이전 체코항공을 통해 가족 여행을 계획하였으나 코로나가 터지면서 체코항공은 부도가 나고 결국 내 티켓도 보상도 없이 사라졌다.
외항사는 제대로 된 보상이나 응답률이 매우 낮음을 뼈저리게 느꼈다.
-몰타는 직항이 없어 환승을 해야 한다.
환승시간은 넉넉해야 한다. 짧으면 놓칠 가능성이 있고 난 그런 적이 있다.
8살짜리 아이와 짐을 짊어지고 뛰지 않으려면 넉넉한 환승 시간 확보가 중요하다.
이러한 계획을 머릿속에 담고 드디어 난 항공권 결제를 했다.
비행기를 결제까지 한 후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사실 티켓팅 전까지 내 계획엔 확신이 없었다.
누군가에게 몰타 한 달 살이 계획을 말하는 게 사실 부담스러웠다.
얼마든지 변경이 되거나 취소가 될 수 있는 막연한 계획이라 스스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그 타국가 보다 부담스러운 비용과 아이와 함께 가기엔 먼 거리 그리고 직항이 없어 경유해야 하는 항공 노선
내가 계획을 세움과 동시 해야 하는 결정 중 가장 신중했던 거 같다.
우리 계획에서 78% 끝낸 느낌이 들었다.
사실 아직 학원 등록, 호텔 예약 등 할 것이 많이 남았지만 가장 고민하고 걱정했다.
언제부터 시작점을 잡아야 할지, 언제 마무리를 하고 돌아와야 할지 등
비행기 스케줄을 토대로 나머지 할 일을 잡아야 하니 가장 어려웠다.
그랬던 항공권을 잡았고 이젠 아이와 어떤 여행일지 삶일지 모르는 미지의 곳으로 잘 준비해서 떠나기만 하면 된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고 , 아무것도 기약할 수 없지만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곳이라
잘 몰라서 그래서 더 기대된다.
나는 그런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