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타 출국까지 한 달 하고 보름정도 남은 시기
회사에서 인사이동이 생겼다.
매달 두 번씩 일어나는 인사이동이라
낯설지는 않지만
바로 위 선배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일이 발생한 거다.
더구나 10년 경력을 가진 직원이 들어온다니
신랑에게 이 일을 이야기하니 “여보 몰타 다녀오면 자리 없는 거 아니야?” 이 말에 머리를 씨게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생각해 보니 일단 회사에서 내 위치가 더 애매해졌다.
평온하게 디데이를 세며 몰타를 꿈꾸던 나의 일상이었는데
나에게 그 디데이가 난 곧 떠날 사람으로 찍히며 하필 왜 지금이야?
너 육휴 안 갔으면 진급할 수도 … 끝맺음을 못한 선배님들의 이야기의 의미는 뚜렷했다.
넌 지지리 운도 없이 진급은 물 건너갔다.라는 이야기 가장 많이 들었다.
이 일로 인해 잔잔한 호수 같던 내 일상에 작은 돌 하나 들어왔을 뿐인데
이 파장이 사람을 타고 또 타고 넘어가며 쓰나미처럼 닥쳐와 결국 나에겐 불안감을 엄습했다.
그 불안감 앞에 많이 한없이 약해져 불안했다.
다시 돌아와야 하는 곳이니 12년을 다녔던 것처럼
잠시 쉼표를 갖고 다시 나아가야 하니깐
그래서 더 불안했다..
남들은 쉽게 가는 육휴는 나에게 천근만근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정말이지 뭐 하나 쉽지 않구나..라고 생각했다.
사실 결재 난 육휴를 반려시켜 달라 말할까?
육휴 기간을 늦추어 볼까??
여러 가지 생각으로 잠시 방황했다.
하지만 인생의 오는 기회는 지금이 아니면 안 될 때가 있다.
다음은 없다는 그 기회를 난 기약도 없는 진급 그리고 결국 지나가보면 아무렇지 않을 막연한 두려움에
위축되어 지금 내 앞에 놓인 온전하게 나로 쉴 수 있는 기회를 접으려고 던 내가 바보 같이 느껴졌다.
다시 하여금 마음을 다잡고 멘털을 정돈했다.
몰타에서의 한달살이 정말 나의 30대에 다시는 없을 시간이다.
몇 달을 고민하고 가족에게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내고 내 꿈이 현실이 되어지는 과정에 온전히 나와 아이만 생각하고 싶었다.
냉정하게도 육휴를 가지 않고 있다고 한들 내가 진급한다는 법도 없었다.
그래서 난 불안감과 쓸데없는 걱정을 접어두고
인생의 어쩜 전환의 기회일 수도 있는 그 시기를 잘 준비하기로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