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는 이유
나는 20대 중반에 접어든 지금, 내 삶을 온전히 내 뜻대로 만들어가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결심했다.
1. 어린 시절부터 심어온 꿈, 그리고 동경
어릴 때부터 나는 세상을 바꾸고 싶은 사람들을 동경했다. 초등학교 3학년 시절, 뉴스를 틀어놓고 앵커의 차분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던 그 순간을 기억한다. 사회의 불합리함과 맞서 싸우는 어른들, 약자를 대변하며 정의를 실현하려는 그들의 삶은 너무나 멋져 보였다.
기자가 되겠다는 꿈도 그때부터였다. 그들의 길을 따르겠다는 다짐으로 정치와 사회 문제에 깊은 관심을 두며 자랐고, 서울로 올라와 대외활동에 매진했다. 학생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시위와 캠페인 현장을 누비며 나는 내가 원하고 이루고 싶은 삶을 더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었다. "이 길을 평생 걸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이 마음속 깊이 자리 잡고 있었다.
2. 전교조와의 만남, 확신으로 바뀐 진로
2024년 4월 어느 날이었다. 진보대학생넷 활동의 일환으로 참여한 시위 현장에서 전교조 교사분들이 단상에 올라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단조로운 시위의 분위기를 그들의 목소리가 휘어잡았다. 나는 그 순간 묘한 전율에 휩싸였다. '아, 이거구나.' 내가 찾던 것이 바로 여기 있었다.
교사가 된다면 전교조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나에게 큰 깨달음이었다.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동시에, 내가 애초에 열망했던 정치적, 사회적 활동도 병행할 수 있다는 사실은 내게 명확한 길을 보여주었다.
3. 현실적인 삶의 조건
삶의 안정은 나에게 중요한 기준이었다. 주말에도 출근하고, 평일에도 야근을 반복하며 인생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소모하는 삶을 나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렇다고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을 노리기에는 내게 주어진 시간과 노력의 방향이 너무나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다. 결국, 내가 찾은 답은 교사라는 직업이었다. 방학과 규칙적인 출퇴근 시간, 그리고 안정적인 직업적 기반은 나의 이상적인 삶과도 맞아떨어졌다. 나는 내가 추구하는 삶의 모습과 교사가 될 때 누릴 수 있는 현실적인 조건들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았다.
4. 은사님들과의 추억, 그리고 나의 소명
나는 운이 좋게도 유년 시절부터 많은 훌륭한 선생님들을 만났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중학교,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선생님들의 애정 어린 가르침은 나를 지금의 나로 만들어주었다. 공부를 잘했던 시절에도, 그리고 고등학교 시절 번아웃에 빠져 방황했던 시기에도, 선생님들은 변함없는 사랑과 관심을 보여주셨다.
특히 고등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이 하신 한마디는 나의 삶의 방향을 바꿔놓았다. "윤정이는 공부만 열심히 한다면 참 좋을 텐데… 모든 게 다 완벽할 텐데." 그 말씀은 원하지 않는 대학에 진학해 자존감이 무너졌던 시절, 나를 붙들어주는 힘이 되어주었다. 나는 그 사랑을 잊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 내가 받은 사랑을 미래의 아이들에게 돌려주고 싶은 마음이 점점 커지고 있다.
5. 다양한 가능성과 꿈
교사가 되면 교육 현장에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더 많은 가능성을 꿈꿀 수 있다. 예를 들어 장학사 시험을 통해 교육정책에 직접 관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거나, 정치적 활동을 이어가면서 교육부 장관 같은 중요한 자리까지도 도전할 수 있다. 물론 이는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지만, 내가 선생님으로서의 삶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성을 보여준다.
6. 결심의 이유
결국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이루기 위해, 그리고 나다운 삶을 살기 위해 다시 수능을 본다. 정치활동을 멈추지 않고도 지속할 수 있는 직업, 안정성과 보람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교사라는 직업은 나의 가치관과 삶의 지향점에 딱 맞아떨어졌다.
다시 책을 펴고 문제를 풀며 나는 깨달았다. 지금 이 순간 나의 선택은 단순히 학업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꿈을 향해 걸음을 내딛는 첫걸음이라는 사실을.
나는 나를 위해, 그리고 미래를 위해 다시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