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아무 일도 없던 날이었다.
그래서 더 조심스러웠다.
특별히 힘든 일은 없었고,
그렇다고 마음이 가벼운 것도 아니었다.
그저 하루가
내 앞에 놓여 있었을 뿐이다.
예전 같았으면
이런 날이 제일 무서웠다.
아무 일도 없다는 이유로
마음이 먼저 무너졌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그걸 조금은 안다.
아무 일도 없다는 건,
적어도 오늘은
나를 해치지 않아도 되는 날이라는 걸.
하루를 지나며
크게 애쓰지 않았다.
괜히 더 잘하려 들지도 않았고,
괜찮은 척을 과하게 하지도 않았다.
그저
해야 할 만큼만 하고
넘어갈 수 있을 만큼만 넘겼다.
그게 예전의 나와
조금 달라진 점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생각보다 잘 지나왔네.”
대단한 하루는 아니었지만,
분명한 사실 하나는 있었다.
오늘의 나는
어제보다 덜 흔들렸고,
내일을 조금은 믿고 있었다는 것.
그래서 지금,
크게 빛나지는 않았지만
조용히 하루를 건너온
너에게 말해본다.
오늘도 살아낸 너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