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오늘은
이유 없이 마음이 조용하지 않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무언가 잘못된 것 같은 기분이
하루 내내 따라다녔다.
예전의 나는
이 감정을 견디지 못했다.
불안이 시작되면
생각이 커졌고,
생각이 커질수록
나는 더 작아졌다.
그래서 늘
무언가를 붙잡으려 했다.
확실한 답,
분명한 계획,
지금 당장 괜찮아질 이유 같은 것들.
하지만 대부분은
손에 잡히지 않았다.
지금의 나는
조금 다르게 서 있다.
불안이 올라와도
예전처럼 바로 무너지지는 않는다.
해결하려고 애쓰기보다
지나가도록 두는 법을
조금은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오늘도
마음이 몇 번이나 흔들렸지만,
그때마다
가만히 숨을 고르고
지금 이 자리만 확인했다.
대단한 방법은 아니었다.
그저
도망가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
그걸로
오늘은 충분했다.
불안이 사라진 건 아니지만,
적어도
나를 끌고 가지는 못했다.
그 정도면
오늘의 나는
잘 버틴 셈이다.
그래서 지금,
설명되지 않는 마음을 안고도
하루를 끝까지 붙잡고 지나온
너에게 말해본다.
오늘도 살아낸 너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