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오늘은
조금 멀리 생각해봤다.
당장 내일이 아니라,
조금 더 뒤에 있을 시간들을.
예전의 나는
미래를 떠올리는 게 두려웠다.
지금도 버거운데
그 다음을 생각하는 일은
겁부터 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눈앞의 하루만 겨우 넘겼다.
버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벅찼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미래를 떠올리는 마음이
조금 달라졌다.
여전히 확실한 건 없고,
분명한 길도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완전히 어둡지만은 않다는 걸
어느 순간부터 알게 되었다.
대단한 기대는 없다.
단지
지금처럼만
무너지지 않고
조금씩 지나가다 보면,
어딘가에는
내가 서 있을 자리가
분명히 있을 거라는 느낌.
그 정도의 믿음이면
오늘을 살아내기에는
충분했다.
미래는 아직
내 손에 잡히지 않지만,
적어도
나를 겁주기만 하는 존재는
아니게 되었다.
그게
오늘의 가장 큰 변화다.
그래서 지금,
아직 보이지 않는 시간을 향해
조급해하지 않고
조용히 걸음을 옮겨온
너에게 말해본다.
오늘도 살아낸 너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