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살아낸 너에게

13화

by Asurai

오늘은

사람들 사이에 있었다.

많이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 자리를

조용히 지나왔다.


예전의 나는

사람이 어려웠다.

가까워지는 것도,

멀어지는 것도

모두 부담처럼 느껴졌다.


괜히 마음을 주었다가

다시 혼자가 되는 순간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적당한 거리를

스스로 만들어 두었다.

다치지 않기 위한

나름의 방법이었다.


지금의 나는

조금 다르게 서 있다.


여전히 모든 사람이

편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완전히 등을 돌리지는 않는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

작은 웃음 하나가

생각보다 오래

마음에 남는다는 걸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오늘도

특별한 일은 없었다.

그저

무난하게 인사를 나누고,

조용히 자리를 지켰다.


그 정도면

충분했다.


누군가와

완전히 가까워지지 않아도,

완전히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만으로

오늘은 조금

덜 외로웠다.


관계는

나를 채워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너지지 않도록

조용히 옆에 있어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걸

조금은 이해하게 된 하루였다.


그래서 지금,

사람들 사이에서

너무 멀어지지도,

너무 애쓰지도 않은 채

하루를 지나온

너에게 말해본다.


오늘도 살아낸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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