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화
오늘은
괜히 나를 돌아봤다.
지나간 선택들,
놓쳐버린 기회들,
그때의 나를
조금 오래 바라보게 되는 날이었다.
예전의 나는
이런 날이 오면
늘 같은 결론으로 끝났다.
“왜 그랬지.”
“왜 나는 그때 그렇게밖에 못했지.”
그 질문 끝에는
항상 자책이 남았다.
이미 지나간 일인데도
다시 붙잡고
나를 한 번 더 무너뜨리는 방식으로.
그래서 나는
과거를 떠올리는 게 싫었다.
생각할수록
지금의 나까지
같이 작아지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게 바라본다.
그때의 나는
지금의 내가 아니었고,
지금의 내가 아는 것들을
그때는 알 수 없었다는 걸
이제는 인정하게 되었다.
완벽하지 않았고,
많이 부족했고,
여전히 아쉬운 선택들도 있지만,
그 시간들을 지나왔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는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 없었다.
그래서 오늘은
나를 몰아세우는 대신
조금 덜 미워하기로 했다.
잘하지 못했던 나도,
버티지 못했던 나도,
그때는 그게 전부였다는 걸
이제는 이해해보기로 했다.
그 선택들이
모두 옳았던 건 아니지만,
그 시간들이
전부 틀린 것도 아니었다.
그 사이 어딘가에서
나는 여기까지 왔다.
그 사실 하나면
오늘은 충분하다.
그래서 지금,
스스로를 다그치지 않고
조금은 덜 미워한 채
하루를 지나온
너에게 말해본다.
오늘도 살아낸 너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