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화
오늘은
괜히 나를 설명하려 하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애쓰지도 않았다.
예전의 나는
늘 증명하려고 했다.
내가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어디까지 왔는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그걸 보여주지 않으면
아무 의미 없는 것 같았고,
인정받지 못하면
내가 부족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더 애썼고,
더 버텼고,
더 보여주려고 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점점 지쳐갔다.
지금의 나는
조금 다르게 서 있다.
모든 걸 증명하지 않아도
나는 이미
내 시간을 지나오고 있다는 걸
이제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하루도
누구에게 보여주지 않아도,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그 자체로
충분한 시간이었다.
남들이 모르는 노력도,
드러나지 않는 변화도
결국은
나를 향해 쌓이고 있다는 걸
조금은 믿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은
괜히 나를 꺼내 보이지 않고,
그대로 두기로 했다.
지금의 나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처음으로 받아들인 하루였다.
그 순간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보여주지 않아도 되는 삶,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
그 안에서
나는 생각보다
괜찮은 상태로
살아가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
누구의 기준에도 맞추지 않고
그대로의 나로
하루를 지나온
너에게 말해본다.
오늘도 살아낸 너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