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전쟁의 문 앞에서
캐디 숙소 창문 밖으로
겨울 바람이 스며들었다.
하얀 입김이 허공에 맺혔다 사라졌다.
몸은 이미 한계였다.
무릎은 굳고, 어깨는 늘 뻐근했고,
하루 네 시간 잠으로 버티는 삶은
더 이상 오래 갈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 어딘가에서는
이상한 기세가 살아 있었다.
‘여기까지 왔다.
그러면 더 갈 수 있다.’
어둠 속에서 혼자 앉아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생각했다.
빚은 거의 갚았다.
이름도 되찾았다.
그러면 이제 남은 건—
더 나은 삶.
하루 벌어 하루 버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진짜 원하는 무언가를
스스로 선택해 쟁취하는 삶.
그래서 노트 앱을 열었다.
헝겊처럼 너덜해진 목표 리스트.
• 영업
• 자동차
• 장사
• 온라인
• 자격증
• 투잡
그리고 그중 하나에
내 눈이 오래 머물렀다.
신차 자동차 영업사원.
남들은 말했다.
“거기? 피 튀기는 곳이야.”
“실적 못 내면 바로 잘려.”
“멘탈 약하면 다음날 바로 나간다.”
웃음이 나왔다.
내게 그런 말은 겁이 아니었다.
이미 바닥을 다녀온 사람은
바닥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돈이 많이 걸린 자리일수록
사람이 더 날카롭고 더 차갑다.
나는 상관없었다.
이미 세상의 차가움을
충분히 배웠으니까.
나는 내 이름을 다시 찾았고,
여기서 무너질 이유는 없었다.
침대 위에 몸을 눕히고
스스로에게 속삭였다.
“이번엔 도망치지 말자.”
몸은 부서져 있었지만,
눈빛은 이상하게 맑았다.
이제는 버티는 삶이 아니라
이기는 삶을 살아보고 싶었다.
무너졌던 마음을 다시 일으키는 건,
결국 누군가의 따뜻한 응원이었습니다.
그 마음이 오늘도 제게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