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빚 없는 첫날, 그러나 세상은 그대로였다

by Asurai

캐디 숙소 앞 벤치.

해 질 무렵의 공기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나는 손에 쥔 담배를 보다가,

갑자기 숨이 멎는 듯한 감정이 올라왔다.


“끝났다… 진짜… 끝났어.”


수년 동안 따라다니던 그 단어 ― 빚.

누군가에게는 숫자일 뿐일지 몰라도

내게는 족쇄였다. 숨통을 죄던 그림자였다.


그 그림자가

오늘, 드디어 사라졌다.


어깨에 얹혀 있던

커다란 돌덩이가

‘퍽’ 하고 떨어져 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눈물이 천천히,

그러다 조용히,

결국 터지듯 흘러내렸다.


조용한 숙소 앞 마당.

나는 고개를 숙이고 울었다.


울음소리조차 힘이 없어서,

마치 오래된 나무가 부서지는 소리처럼.


“엄마… 다 끝났어.”


떨리는 손가락으로 전화를 걸었다.

어머니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눈물이 더 쏟아졌다.


“우리 아들… 고생 많았다.”

그 말에 숨을 삼키는 소리.

울음을 참는 듯한 쉰 호흡.


그 순간 깨달았다.


내가 무너졌던 시간 동안

울고 있었던 건 나만이 아니었다는 걸.


내 인생의 무게를

가족도 함께 짊어지고 있었다는 걸.


하지만 그 감격도 잠깐이었다.


눈물을 닦고 일어서려는데,

무릎이 덜컥 힘이 풀렸다.


“아… 이제 몸이 못 버티겠구나.”


하루 네 시간 잠,

에너지드링크 두 캔,

햇빛 아래 계속 뛰던 필드…


젊음으로 버틴 줄 알았는데

사람은 결국 몸이 먼저 무너진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나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멈춰야 한다.

이번엔 ‘포기’가 아니라 ‘선택’이다.”


다음 길을 생각하니

마음 한편이 설렜다.


캐디였던 내가

드디어 빚 없는 사람이 되었다.


이제는 ‘갚기 위한 삶’이 아니라

‘선택하는 삶’을 살고 싶었다.


하지만 세상은 이렇게 속삭였다.


“그래서?

이제 뭐 할 건데?”


바람이 차갑게 불어왔다.

나는 팔을 감싸며 스스로에게 답했다.


“영업이다. 이번엔 내가 사람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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