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중하되 매몰되지 않는 시간들
그냥 놔두기만 해도 혼자서 잘 자라는 우리 집 식물들. 그런 식물들을 보며 나는 잘 자라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세상은 함께 살아갈 때 더 행복하지만 함께하기 이전에 혼자서도 씩씩하게 잘 걷는 사람이 되고 싶다.
청소는 실패하기 쉽지 않죠. 성공의 기준도 내가 정할 수 있고.
지난 토요일 반팔을 입고 다녀도 될 정도로 따뜻했다. 바로 다음 날 비가 내리고 꽃샘추위가 왔지만 그 순간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살을 만끽한 것만으로 만족한다.
물건도 일도 나에게 의미가 있는지에 중요한 것 같다. 다른 누군가에게 평범해보이는 것에도 특별함을 찾는 시선을 갖고 싶다.
책은 글을 읽는 용도지만 먼저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표지도 중요한 것 같다. 이렇게 인테리어가 될 수도 있으니.
새로운 색조합을 발견했을 때 숨은 보물을 찾은 듯이 설레는 사람이에요.
이게 기록의 힘 아닐까요. 그냥 살아갈 때보다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기록을 하게 되면 특별해지게 되고, 특별해지면 더 소중하게 여기게 되죠. 촬영한다고 청소를 더 열심히 하는 것처럼. 기록도 하고 청소도 하고 일석이조.
요리를 잘 하고 싶으나 아직 칼질도 잘 못하는 요린이. 오죽하면 유튜브에 칼질 잘 하는 방법까지 찾아봤다니까요.ㅎㅎ 결국 제 맘대로 하지만. 완벽하게 하려다가 흥미를 잃는 것보다 재밌게 시작해서, 반복해서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숙달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알리오올리오를 가장한 냉털 파스타. 냉장고에 남은 각종 채소들 털어서 만들었는데 넘모 맛있었어요.ㅠㅠ 저녁에 똑같이 다시 해먹을 정도였답니다ㅎㅎ
이 집의 특권인 테라스. 이 공간에 머무는 동안 아주 많이 많이 누릴 거예요.
캠핑은 해본 적 없지만 캠핑 용품은 다 있는 사람. 나중에 차가 생기면 꼭 혼캠을 해보고 싶어요. 또 유명해서 왁자지껄한 캠핑장이 아닌 아는 사람만 아는 조용하고 고즈넉한 분위기의 캠핑장에서 안온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테라스도 너무 좋지만 바로 앞에 있는 도로 때문에 조금 시끄러워서 아쉽,,
사진만 봐도 행복해 보인다. 작고 사소한 것에도 감동하고 행복해 할 줄 아는 능력이 있어서 참 감사해요. 그게 없었다면 제 인생에는 불평 불만이 그득했을 거예요.
작년에 다이소에서 산 텃밭세트들로 상추도 따서 상추비빔밥도 해먹고, 방울토마토와 오이의 작은 열매도 봤어요. 너무 늦게 시작해서 금방 추워져 시들고 말았는데, 그래서 이번에는 따뜻해지면 바로 씨앗을 심으려고 벼르고 있었어요. 지난 번에 완벽하게 성공한 건 아니지만 작은 성공이 있었기에 다시 도전할 수 있듯이, 처음부터 큰 성공을 바라다가 좌절하지 말고 작은 성공부터 차곡차곡 쌓아보려구요. 그러다보면 작은 눈덩이가 굴러굴러 큰 눈덩이가 되어있지 않을까요.
최근 읽은 책 속에 너무 와닿았던 표현이 있었는데 ’열중하되 매물되지 않는‘이라는 문장이었어요. 저 또한 한 번 빠져들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거에만 빠져서 할 때가 많아요. 문제는 그렇게 하다가 다음에 또 할 에너지를 잃어버려 지속성이 떨어지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이젠 아무리 좋아하는 시간이라도 시간 제한을 두고 너무 오래 한다 싶으면 다른 것들로 전환시켜주면서 꾸준히 지속하는 걸 목표로 두었어요.
삶은 우리가 어떤 성과를 이루느냐보다 어떤 사람이 되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좋은 성품은 돈을 주고 살 수도 없고, 나이가 든다고 자연스레 얻어지는 것도 아니죠. 수많은 선택 과정에서 우리는 실패도 하고 성공도 하면서 성장하는 게 아닐까요. 누군가 정해주면 편하겠지만 성장도 없겠죠.
저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어요. 오늘 이 글에 있는 사진들도 모두 영상에 나오는 장면들이죠. 저는 영상을 만들면서 사람들이 왜 내 영상을 봐야하는가에 대해 자주 생각해요. 거창하진 않더라도 세상에 필요한 선한 무언가를 내놓고 싶기 때문이죠. 누군가에게 제 영상이 오두막같은 존재였으면 좋겠어요. 숲속을 한참 헤매다 지친 사람들이 우연히 아늑한 오두막을 발견하고 잠시 들어와 몸이 녹이고 편안하게 쉬고 가는 것처럼,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휴식과 위로가 되어주는 그런 다정한 공간이길 바라며 영상을 만들어요. 언젠가 실제로 그런 공간을 만들 수도 있으면 좋겠네요. 지금은 예행연습이라고 생각하며.